과열된 취업 경쟁에도 전공의로 안 돌아간다는 기조지방 전공의, 서울 대형병원 유인책도 무용지물의료대란 장기화 여파 클 듯 … 지방의료 붕괴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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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전공의 하반기 모집 마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원자는 전멸이다. 이번엔 지방의대 소속 전공의가 빅5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지만 이조차 묵묵부답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현재 취업 경쟁에 뛰어든 상태로 당분간 일반의(GP) 신분을 유지할 전망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병원 전공의 가을 추가모집 지원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아예 지원자가 없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눈치싸움을 벌이다 모집 마감일인 오는 31일 지원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의료계 시각은 총 모집 정원의 10%도 못 채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료대란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가을턴 모집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병원 인턴 159명·레지던트 1년차 7명·상급년차 25명 ▲서울아산병원 인턴 131명·레지던트 상급년차 309명 ▲세브란스병원 인턴 146명·레지던트 1년차 158명·상급년차 410명 ▲삼성서울병원 인턴 123명·레지던트 1년차 97명·상급년차 282명 ▲가톨릭중앙의료원(서울성모병원 포함) 인턴 218명·레지던트 1년차 209명·상급년차 590명 등이다. 

    대형병원 중심으로 전공의 모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상 지원자가 거의 없는 실정으로 이대로면 중증, 희귀질환자 대응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한다. 정부가 여러 특혜를 꺼내 들었지만 무응답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취업 전선으로 향했고 미용, 요양병원에 노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개원가 입장에서는 내년에 전공의 수련을 받으러 갈 인력이라는 우려가 있고 갑자기 몰린 일반의를 대거 채용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여러 조건을 따져봐도 하반기 모집에 응해 전공의 수련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지로 여겨지나 의정 갈등이 풀리지 않아 답보상태다. 의대 교수들 역시 수련 보이콧을 선언하며 지원율 급감에 동조하고 있다. 

    서울 소재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의대생들도 의사국시를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그들의 선배인 전공의들도 가을턴에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 상태를 대한민국 의료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각 수련병원이 사직 전공의를 일반의 채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 비율은 현격히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지방대병원부터 사실상 의료붕괴를 맞이 할것으로 예상돼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