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자금 800억 있지만 곧바로 사용은 못해"같은 질문에 다르게 답변하기도… 시종일관 집중 못해"남아있는 돈 없어… 기회 준다면 100% 피해복구 할 것"
  • ▲ (왼쪽부터)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연합뉴스
    ▲ (왼쪽부터)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연합뉴스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현안질의가 열렸다. 이날 질의에는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민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도 함께 자리했다.

    구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 발생 이후 22일 만이다.

    이날 구영배 큐텐 대표가 그룹 자금과 자신의 지분, 사재를 활용해 정산 지연 사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이후 회생 신청을 한 것을 두고 ‘책임 회피’라는 여야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현재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이 800억원이라고 밝히면서도 ‘당장 쓸 수 없다’고 말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정무의원들은 미지급된 정산 대금의 흐름을 추궁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재섭 의원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지분이든 현금이든 어디로 흘러갔을 텐데 그 돈은 어디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구영배 대표는 “남아있는 돈이 없다,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판매자들 합의 없이 물건을 대폭 할인해 판매해 많게는 수십배 매출이 늘었는데 (판매자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면서 “특히 20% 유보금 정책으로 판매자들의 돈을 가뒀다”면서 질책했다.

    구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가 하는 것은 수수료를 받는 것이고, (금액은) 다 판매자들에게 준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판매자들이 돈을 못 받아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 지금도 티몬과 위시에서 결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구 대표가 자금을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구 대표는 “그 사실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배한다고 해서) 자금을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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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구 대표는 시종일관 오락가락했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 다르게 답변하거나, 이전 발언을 수정하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시 인수 대금은 무슨 돈으로 지급했냐”면서 “큐텐그룹 내 판매대금이 아니냐”고 질책하자 “위시 인수에 400억원이 들었다”면서 “인수 자금에 그룹 내 판매대금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 의원이 “판매대금은 정산해줘야 될 돈이 아니냐, 정산 대금 중 일부를 가지고 위시 인수대금으로 썼다는 것이냐”라고 되묻자 구 대표는 “판매대금이 포함된 400억원은 판매자들에게 한 달 내에 상환했고, 내부적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또 다른 정무위원이 티몬·위메프 인수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느냐는 질문에 “티몬과 위메프는 주식교환을 통해 인수했고 현금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한 뒤에, ‘위시 인수에 들어간 400억원은 어디서 마련했느냐’는 질문에 “위시 역시 현금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아까 400억원이 들었다고 본인이 답하지 않았냐”고 질책하자 “아, 예, 맞다”고 말을 더듬기도 했다.

    구 대표의 사재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앞서 전날인 7월 29일 구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구 대표는 “큐텐 지분 38%를 갖고 있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또 구 대표는 “지난 15년간 제 모든 것을 걸고 이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만 (자금을 운용)했고 단 한 푼도 제 사익을 위해서 횡령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질타가 이어지자 발언을 수정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문에서 지분을 매각하고 사재를 출연한다고 하는데 개인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구 대표는 “개인 재산은 많지 않다”면서 “지마켓을 매각하고 700억원 정도 받았지만 큐텐에 모두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 대표에게 “동결된 자산 외에도 본인이 갖고 있는 개인 자산이 있느냐”고 질의하자 구 대표는 “70억원 규모의 아파트와 통장에 120억원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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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 운용과 관련해서는 “이 문제는 어떤 사기나 의도를 가지고 했다기보다 계속적으로 이뤄졌다. 십수년간 누적된 행태였다”며 “경쟁 환경이 격화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 프로모션 비용으로 1조원을 사용했다는 말이냐”는 질책에는 입을 다물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날 명확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와 방법을 제시하기 보다는 두루뭉술한 말로 대부분의 답변을 회피했다.

    구 대표는 “모든 비판과 책임추궁, 처벌을 당연히 받겠다. 뒤로 도망가고 숨을 수 없는 거를 잘 알고 있다”며 “현재 비즈니스가 중단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약간만 도와주면 다시 정상화하고 해결하고 반드시 피해복구를 완전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결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믿어 달라, 기회를 준다면 100% 피해 복구할 수 있다”며 “6개월만 기회를 준다면 죽기 살기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