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HBM3E 비중 60%… 내년 2배 확대""엔비디아向은 정상 진행중""파업 영향 없어… 조기 종결 노력"
  • AI(인공지능) 수요 강세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HBM3E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하며 3분기에는 양산과 공급을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AI를 필두로 한 견조한 서버 수요로 하반기에도 AI향 고부가 가치 제품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 HBM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HBM3E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도 AI 수요 강세에 힘 입어 서버향 제품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2분기 DS(Device Solutions)부문 매출은 28조 5600억 원, 영업이익은 6조 45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겨 주목받았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엔 고객 수요를 대응하기에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수익성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이 가능했다"며 "전년도 하락폭이 컸던 컨벤셔널(범용) 제품의 ASP 개선 효과가 커 D램은 10% 후반, 낸드는 20% 초반 ASP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량이 생산량을 상회해서 D램과 낸드 모두 빗그로스가 시장 가이던스를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메모리 수요 회복과 제한적인 공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 물량까지 우선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고객단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AI 서버향 중심으로 당분간 수요 강세가 예상된다"며 "이에 반해 공급 빗그로스는 업계 전반적으로 제한적이고 특히 범용 D램 제품 공급이 제한적이고 공정 전환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생산을 줄인 낸드 공급도 지속적으로 타이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엔 내년 공급량을 우선 확보하고자 하는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연간 공급 계약 체결 문의가 접수되고 있다"며 "다운턴에도 투자를 지속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단공정으로 빠르게 전환 투자해 공급 여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삼성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한동안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HBM 사업 관련해서도 질문이 많았다. 다만 컨퍼런스콜 질의응답 초반부에 삼성이 HBM3E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해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NDA)으로 해당 정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일찌감치 선언하면서 이후에는 퀄테스트 결과에 대한 추가 질문이나 언급이 없었다.

    다만 삼성은 HBM3E 8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게 이미 제공했고 3분기 중에는 양산과 공급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상황을 강조해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HBM은 모든 GPU 고객사들에게 양산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HBM3E 8단 제품은 3분기 중 양산과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고 당사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은 양산을 위한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하반기에는 복수의 고객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에만 4세대 제품인 HBM3 매출이 전분기 대비 3배 늘어난데 이어 하반기에는 HBM 사업 전체가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2분기엔 HBM 매출이 50% 중반 수준 증가했던게 매 분기 2배 내외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HBM3E는 3분기엔 비중이 10% 중반을 넘어서고 4분기엔 6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HBM 생산량도 내년엔 올해 대비 최소 2배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 부사장은 "캐파(CAPA)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올해 비트생산 및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보한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업계를 선도하는 캐파 확대 전략으로 올해 대비 2배를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고객 요청 물량이 계속 늘고 있어 공급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를 감안해 내년 추가 생산 물량을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세대 HBM인 'HBM4'는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맞춤형 HBM 요구가 커지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커스텀(Custom) HBM'을 개발 중이라고도 했다.

    김 부사장은 "이미 복수의 고객사와 커스텀 HBM에 대한 세부 스펙을 논의 중"이라고 귓띔했다.

    HBM과 함께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던 노조 이슈에 대해서는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는 상황임을 명확히 하며 파업의 조기 종결과 노조와의 협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이번 파업이 조기종결될 수 있게 노조와 소통 중"이라며 "경영과 생산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적법한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