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8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내달 금리 인하 기대감 확대한국 증시 눌림 현상 과도…반도체 중심 투자 심리 개선 기대전문가 “지나친 낙관론 경계” 경고…상승 여력 크지 않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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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한 달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지수가 8월 들어 다시 상승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운 만큼 국내 증시 또한 분위기가 반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2% 하락, 2700 후반 선에서 거래됐다.

    지난 6월부터 상승세를 탄 코스피는 지난달 들어 2800선을 넘어 11일에는 연고점(2891.3)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미국발 정치 리스크와 기술주 급락으로 재차 2700선까지 하락했다. 고점과 대비해서는 5%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9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던 코스피가 단 2주 만에 2700선 초반으로 하락했다"라며 "금리 인하 기대가 정점에 다다른 상황에서 엔화가 급등하면서 엔 숏(매도), 빅테크 롱(매수) 포지션이 청산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트레이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 이슈가 불거졌다"라며 "테슬라 실적 쇼크, 알파벳의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지출 확대와 이익 기여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며 기술주 전반적인 급락세가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8월 코스피 지수를 놓고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달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낸 만큼 국내 증시 역시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다.

    앞서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 8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FOMC 회의 후 낸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있다며 보다 낙관적인 어조를 보였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고무적이면 이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9월 회의를 포함해 향후 회의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라면서도 "경제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전일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24%(99.66포인트) 오른 4만842.9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8%, 2.64% 올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 증시는 엔비디아 등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섹터가 10% 넘게 상승하며 나스닥 등 주요 지수 강세를 견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MSCI 한국 지수 ETF는 3.1%, MSCI 신흥 지수 ETF는 2.2% 상승했다"라며 "반도체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심리 개선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 현물 순매수 유입에 따른 반등을 기대한다"라고 내다봤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연초 이후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이익 전망치는 주요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올라갔으나,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현재 한국 증시는 과도하게 눌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8월 들어선 금리 인하 기대가 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디스인플레이션 기조 등 경제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증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 종료 후 이익 모멘텀 소멸, 하반기 국내 기업 실적 둔화 가능성 반영,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상승 폭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8월 상승 여력은 7월 낙폭을 회복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히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이달 코스피 밴드로 2600~280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와 기업 실적 개선은 유지되겠지만 미국 대선에 따른 투자 심리 변화가 주가 변동을 키울 것"이라며 "시장 대응 측면에서 지수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는 경기방어주, 코스피 중소형주 등을 주목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