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다시 7만원·17만원대로 '뚝'코스닥도 연중 최저치 경신 780선 방어 실패대통령실·증권가 "단기 변동성 및 경기침제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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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코스피는 26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코스닥도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양 시장의 대장주들도 모두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서도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5% 빠진 2676.1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수가 27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6월 10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 등 큰 손들의 이탈이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433억 원, 7772억 원 팔아치웠다. 개인은 1조6168억 원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떠받들기엔 부족했다.
시총 상위주들은 일제히 낙폭을 키운 가운데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크게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21% 빠진 7만9600원에, SK하이닉스는 무려 10.40% 떨어진 17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 이상 낙폭을 키우며 결국 장 중 18만 원도 무너졌다. 이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1.51%), 현대차(-3.75%), 기아(-4.46%), 셀트리온(-3.20%), KB금융(-5.78%), POSCO홀딩스(-1.66%) 등도 내림세로 장을 닫았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도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0% 하락한 779.33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7억 원, 899억 원 '팔자' 행렬을 보이며 780선도 방어하지 못했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서는 에코프로비엠(0.48%)을 제외하고 모두 파란불로 마감했다. 알테오젠(-7.52%), 에코프로(-2.56%), HLB(-2.17%), 삼천당제약(-1.59%), 엔켐(-4.51%), 셀트리온제약(-8.91%), 리가켐바이오(-5.22%), 휴젤(-4.46%), 리노공업(-6.00%) 등 급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왔고 9월 미국 금리인하가 경제 연착륙을 유도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우려가 나왔다"며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외국인 자금의 위험자산 회피 이탈로 과격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 시장에서 투매 현상이 나타난 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경기 침체 고용지표 암시에 모두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1.21%, 1.37% 내렸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가 2.30% 하락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관련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무려 7.14%나 폭락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6% 넘게 떨어졌으며 브로드컴(-8.50%), AMD(-8.00%), 퀄컴(-9.37%) 등도 크게 내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48.8)를 밑돈 46.8을 기록한데다 하위지수인 고용지수도 직전 달보다 5.9포인트 급락한 43.3으로 나타난 영향이다.
이번 미국발 악재는 국내 증시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6% 가까이 하락한 채로 마감했고, 대만 자취안 지수 역시 4% 넘게 내리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대통령실에서도 이례적으로 의견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어제 미국에서 경제지표가 잘 나오지 않았고 장외에서 주가가 많이 내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부분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고 조금 지나면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언제까지… 증권가 전망 '분분'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증권가에선 향후 증시 사이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내놓고 있다.
최근 중동 전쟁 우려가 다시 확산된 점도 투심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저점 매수세에 시 쇼크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지표 발표가 다소 불안한 시작을 보이며 경기 침체 우려 및 연준의 금리인하 실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침체 우려가 반영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확대되겠으나 여전히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선거를 앞두고 확대된 정치 불확실성은 이전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이슈는 지속적으로 불거져 왔던 사안"이라며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상승과 하락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