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날' 코스피·코스닥 상위주 모두 폭락외국인·기관 이탈 가속화…장 중 역대 최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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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한국 증시가 폭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가운데 그야말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장중 역대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78% 떨어진 2441.55에 마감했다. 장 초반 2~3% 떨어졌던 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더니 결국 2500선도 붕괴됐다.

    한때는 지수가 8% 이상 빠지면서 오후 2시10분 경에는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1조4049억 원, 4027억 원 팔아치웠다. 개인은 1조7094억 원 사들였지만 지수를 받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시총 상위주들은 모두 퍼렇게 질렸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0% 이상 떨어진 7만14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9.87%급락한 15만6100원에 장을 닫았다. 이 외 LG에너지솔루션은 5% 가까이 빠졌으며 현대차, 기아, KB금융, 신한지주는 모두 7~9% 내외 큰폭으로 떨어졌다.

    증시가 폭락하기 시작한 건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 내린 3만9737.26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도 1.84% 떨어진 5346.56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2.43% 빠진 1만6776.1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 고용시장 위축과 실업률 상승 우려에 주요 기술주들이 떨어진 탓이다. 특히 아마존은 8.78% 폭락했고 엔비디아(-1.78%), 메타(-2.70%), 마이크로소프트(-2.07%) 등도 내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정도까지 빠져야하는게 맞나 싶을정도로 오늘의 가격 급락은 폭력적인 것 그 이상"이라며 "엔 캐리 청산 우려, AI 수익성 우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이 세 가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부각되는 영향이 컸으며 그 과정에서 투매가 투매를 낳는 수급 악재도 지금의 급락을 부추기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로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기준 11.30% 빠진 691.28에 장을 닫았다. 코스닥 지수가 700선이 무너진 건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시총 상위종목은 모두 일제히 급락했다. 에코프로 형제를 비롯한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등 제약주도 10% 넘게 빠졌다. 뿐만아니라 엔켐, 클래시스, 휴젤, 리가켐바이오도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3.9원 오른 1374.8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