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폭락에 강도 높은 비용감축 직원 제공 식사 유료 전환피트니스 코칭·다과 제공 중단경영진 전용기 혜택도 없애11만명 직원 중 15% 감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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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제왕으로 군림했던 인텔이 '어닝쇼크'로 구조조정을 선언한데 이어 대규모 비용감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 주목된다. 반도체업계에선 인텔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식사와 다과 등 기본적인 복지마저 없애면서 남아있던 인원들마저 경쟁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강도 구조조정과 비용감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인텔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식사와 다과 등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까지 거론하면서 술렁이고 있다. 일부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제공됐던 전용기 혜택과 피트니스 코칭 프로그램도 이번에 사라지게 됐다.

    인텔이 유례없는 실적 쇼크에 미래 사업 경쟁력도 찾지 못하는 위기 상황은 맞지만 직원들에게 복지 개념으로 제공하던 식사와 간식마저 비용절감 대상에 오르면서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회사가 망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텔은 이미 몇 년 전부터 AI(인공지능)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와중에 본업인 CPU(중앙처리장치) 분야에서의 경쟁력까지 잃으면서 우려를 사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까지 기록하면서 위기감은 현실이 된 모습이다.

    주가도 5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을 정도로 고꾸라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인텔의 주가는 하루만에 26.05% 폭락해 21.4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5일에는 20.11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20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주가 폭락은 인텔이 지난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인텔은 2분기 128억 3000만 달러 매출과 주당 0.0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인 매출 129억 4000만 달러를 하회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올 3분기에도 인텔이 실적부진으로 주당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인텔 자체적으로도 올 3분기 매출 규모가 2분기와 유사한 125억~135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고 주당 0.03달러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에서는 인텔이 3분기에는 143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내고 주당 0.31센트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인텔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100억 달러 규모로 비용절감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전체 직원의 15%인 1만5000명을 줄이고 배당금을 없앤다는 내용이 골자다. 더불어 연간 자본 지출의 20% 이상을 줄이기 위해 앞서 언급했던 직원 복지 대거 삭감과 사업장 공간 통폐합 등을 추진한다.

    인텔이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글로벌 반도체업계에 이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경쟁사들이 인텔의 우수한 반도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고 악화되는 경영상황에 자발적으로 이직을 택하는 직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년 만에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파운드리 사업 쪽 인력들이 경쟁사 이직에 활발히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 파운드리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보조금 등에도 불구하고 TSMC나 삼성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역부족이고 직원들도 이 같은 상황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