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14A 공정 개발에 더 많은 자원 집중할 듯"기존 18A 공정 지연 … 신규 고객 유치 한계선단 공정 선점해 빅테크 고객사 확보 나설 듯미세화 어려운데 … 인텔 "27년 1.4나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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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이 18A 공정을 포기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2나노미터(㎚, 10억분의 1) 공정에서 TSMC의 1강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위 삼성전자도 2나노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최신 공정에서 추격의 실마리를 잡을지도 관건이다.

    3일 현지시간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빌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18A(1.8나노) 공정 대신 14A(1.4나노) 공정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그는 전임자 팻 겔싱어가 핵심으로 내세워온 18A 공정만으로는 신규 고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텔은 이르면 이달 중 열릴 이사회에서 18A 공정의 신규 고객 마케팅 중단 등 파운드리 사업부의 새로운 전략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다만 18A 공정에 대한 외부 고객을 받지 않는 것이지 내부적으로 공정 개발 자체를 완전 중단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전략이 변경되는 경우 인텔은 18A 공정 개발에 투입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 중 상당액을 손실 처리해야 할 것으로 로이터는 보고 있다. 관련 상각 비용은 수억 달러에서 최대 수십억 달러로 추산된다. 인텔은 로이터의 보도에 대해 시장의 추측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TSMC와 삼성전자가 예정대로 2나노 양산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인텔의 18A 공정이 지연되면서 초미세 선단 공정 선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TSMC와 삼성전자는 하반기 2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TSMC가 2나노 공정에서 60~70%대의 안정적 수율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즉, 이미 늦은 1.8나노 공정을 포기하는 대신 1.4나노 공정에 빨리 진입해 애플이나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인텔의 전략이 실현 가능한지를 두고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빨라야 오는 2028~2029년에 1.4나노 공정이 양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미세화 공정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기술 난이도와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TSMC는 1.4나노 양산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밝힌 바 있으며, 삼성 또한 지난 1일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세이프(SAFE) 포럼 2025’에서 1.4나노 공정 도입 시점을 2029년으로 명기했다. 당초 2027년으로 계획했지만 2나노 수율 개선에 집중하고자 1.4나노 공정을 미룬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미미한 존재감의 인텔이 가장 먼저 1.4나노를 양산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인텔이 2나노 공정에서 한걸음 물러나면서 2나노 공정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인텔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와 18A 공정 생산 계약을 이미 체결한 상황이어서 이들이 인텔이 아닌 다른 파트너사를 찾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텔이 1.4나노 최첨단 공정 기술 경쟁에서 TSMC와 삼성을 추월해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하면 단숨에 파운드리 시장의 선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1.4나노 공정이 최선단 공정인만큼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 2강 구도를 깨고 파운드리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초 인텔은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목표대로 이행되는 경우 TSMC와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게 된다.  

    립부 탄 CEO는 지난 4월 열린 ‘인텔 파운드리 포럼 2025’에서 1.4나노 공정에 관심이 있는 고객사가 이미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 1.4나노 공정에 여러 기업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일부 외주 제조 고객들이 현재 개발 중인 우리의 첨단 제조 공정(1.4나노)을 사용해 테스트 칩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