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살리려 설립한 다자그룹… 韓 시장 철수 속도전 돌입인수가 협상서 우리금융 유리 고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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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생명
    중국 안방보험의 파산 절차 돌입에 대해 동양생명이 별개 회사의 일이라고 다급히 선을 그은 가운데 이 소식이 우리금융그룹에는 뜻밖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다자보험그룹이 동양·ABL생명 패키지 매각을 더욱 서두를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6일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실사를 마무리한다. 우리금융과 중국 다자보험은 비구속적 MOU(양해각서)를 맺고 두 생보사 패키지 M&A(인수합병)를 논의 중이다. 최근 다자보험 계열사 안방보험의 파산 신청을 중국 당국이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양생명 해명 불구… 다자그룹-안방보험 뿌리부터 떼려야 뗄 수 없어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일부 의견에 동양생명은 전날 급히 진화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동양생명의 모회사는 중국 다자보험이며 안방보험은 현재 관계없는 회사"라며 "안방보험의 청산 절차는 회사에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배 구조로만 따져보면 동양생명과 이번에 문제가 된 안방보험은 무관하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는 중국의 다자보험그룹이다. 다자보험과 완전 자회사 안방그룹 홀딩스가 동양생명 지분 총 75.34%를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 지분은 다자보험이 계열사를 통해 전량 갖고 있다. 안방그룹 홀딩스와 안방보험은 별개 회사다.

    그러나 다자보험의 탄생부터 짚어보면 얘기가 다르다. 한때 중국 금융의 성공 신화였던 안방보험이 몰락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꾸려진 것이 다자보험그룹이기 때문이다.

    ◇中 당국 다자보험 속도전 주문한 듯… 시간은 '우리' 편

    다자보험은 경영위기를 맞은 안방보험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민영화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안방보험의 파산 절차가 완료하면 임무를 다한 다자보험도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자보험이 갖고 있는 동양·ABL생명 매각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한동안 공석이었던 다자보험 회장 자리에 쑨이옌량 신임 회장을 선임한 배경도 신속한 패키지 매각 마무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국이 나서서 다자보험을 재촉하는 이유는 공적자금 회수가 걸려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다자보험은 중국보험보장기금이 최대주주인 국영 기업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M&A 시장에 매물은 많은데 인수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다자보험은 매각이 더 급해졌고 우리는 애초에 금액을 과도하게 지불하지 않겠다고 한만큼 급하게 나설 이유가 없어 유리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 경영진은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을 밝혔을 때부터 "오버페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 등으로 적정 가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