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C "2027년까지 글로벌 투자 750억달러"中 630억달러로 압도적… 토지 무상대여에 세제혜택도"韓정부 지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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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분야에서의 투자를 확대하며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구상이지만, 중국이 공격적 투자를 단행 중인만큼 디스플레이 장비 및 소재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7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분기별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및 장비 시장 점유율 보고서를 통해 “2020~2027년의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 전망치를 당초 전망보다 8% 상향한 750억 달러(한화 약103조원)로 조정한다”고 밝혔다.구체적으로 보면 LCD 장비 투자금액은 300억 달러로 변동이 없었고, 마이크로OLED와 마이크로LED 투자금에도 변동이 없었다. 다만 DSCC는 OLED 장비 투자가 440억 달러(1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시장에서 OLED 수요가 지속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IT용 OLED 라인 수요가 증가하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됐다.이 가운데 중국은 8년간 630억달러로 전체 투자 금액의 8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예상치에서 2%포인트(p) 증가한 금액이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압도적 1위다. 항목별로 보면 LCD 투자 92%, OLED 77%, 마이크로OLED 80% 등이다.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투자 금액은 9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투자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로, 기존 13% 대비 1%p 줄어든 수준이다.제조사별로 봐도 BOE 23%, 차이나 스타 20%, 티엔마 11%, HKC/비전옥스 각각 10%로 중국 업체들의 투자가 전체 투자의 74%를 차지했다. 한국은 삼성디스플레이 7%, LG디스플레이 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상황이 이쯤 되면서 한국이 OLED 패권을 중국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자국 정부의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LCD 시장의 과반이상을 점유하며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LCD 시장에서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정리하고 OLED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최근엔 OLED 시장에서도 중국이 맹추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실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매출 기준 OLED 시장 점유율은 74.2%로, 전년 81.3% 대비 7.1%p 감소했다. 반면 중국 점유율은 25.1%로 전년(17.9%) 대비 7.2%p 증가하며 20%를 돌파했다. 특히 모바일이 주력인 중소형 올레드 시장에서 한국 71.6%, 중국 27.6%로 일방적이었던 경쟁 구도가 조정을 겪고 있다.국내 기업들은 첨단 기술력과 지속적인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이어간다는 구상이지만,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시설 투자에 나서는 중국업체를 두고 우리 기업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IT용 8세대 OLED 부문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노트북 OLED 1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하는 등 과감한 투자로 중국업체들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삼성디스플레이는 시설투자로 올해 1분기 1조1000억원, 2분기 1조80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LG디스플레이 또한 IT용 OLED 생산 전환에 속도를 낸다. 올해 투자 계획은 2조원 규모다. 최근 중국 광저우 LCD 공장 지분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매각 대금의 일부 또한 IT용 OLED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는 아직도 LCD가 상당수이며, OLED로는 단기간에 한국을 역전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다만 정부 주도의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도 기존 OLED 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환에 속도를 내야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