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환자 느는데 의사 인력은 줄어들어통상적 연휴 응급실 '북새통' 넘어 대응능력 결여필수의료과 중심으로 복귀 TF 구성 등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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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전공의 복귀를 위한 출구전략이자 최후카드인 하반기 연장모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병원 현장의 분위기는 암울하다. 이번 주 마감 후 9월에 수련이 시작되지 않으면 지방, 필수의료 문제는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와 겹친 역대급 추석 의료대란이다.

    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16일까지 전국 수련병원서 전공의 7262명을 연장모집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진행된 1차 모집이 실패로 돌아가 재차 복귀율을 올리려는 방안이 모색된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반응은 없다. 14일까지 레지던트 1년차 1364명, 오는 16일까지 인턴 2435명, 상급 연차 레지던트 3483명이 들어와야 정상적 병원 운영이 가능한데 이미 취업전선에 뛰어든 상태다. 

    다수의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들은 "지난 가을턴 모집에서 들어올 전공의들은 다 들어온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엔 많아 봐야 수십명도 안 되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갑자기 과열된 구직 경쟁 탓에 개원가에서 지급한 통상 월 세후 1000만원의 일반의 급여가 절반 이하로 깎이고 있어 소폭 복귀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역시 극소수에 불과할 전망된다. 

    정부는 전공의 없이 수련병원이 돌아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PA(진료보조) 간호사 등 타 직역을 활용하는 방안과 전문의·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의료대란과 별개로 장기적 과제로 추진해야 할 영역으로 당장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장 시급한 문제는 이번 추석에 역대급 의료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춤했던 코로나19 유행이 고령층을 입원환자 급증으로 퍼지고 있는데 9월 개학과 동시에 그 규모가 커지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통상 명절에 붐비는 '응급실 과밀화'는 고질병으로 거론됐는데 올해 추석은 전공의 전멸 상태에서 지친 교수진들이 다수의 환자를 떠맡는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 이미 각 지역 응급의학과 교수진들의 조용한 사직이 현실화한 상태여서 대처 능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결여된다.

    기존 환자들과의 감염을 억제하기 위한 동선 분리 등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응급, 중환자실 가동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외 중증환자 관리도 엉키게 된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추석 당직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때 자칫 잘못하면 의료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부담의 시기가 됐다"며 명절기간 원활한 응급체계 가동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필수의료과 전공의 모집이 실패로 돌아가면 당장 명절기간에 환자를 돌볼 생태계가 무너진다.마땅한 방역망이 존재하지 않는 엔데믹 시기이고 지방부터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어 중증 환자 폭증은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역대급 추석 의료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집중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의대증원과 별개로 현 상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전공의가 거의 없는 필수의료과에 집중해 단 1명이라도 충원하기 위한 과별 TF 구성 등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