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선 뛰어든 사직 전공의 1000명 육박 충북대병원 응급실 일시 중단 … 전국 곳곳 이어질 듯코로나 확산에 추석 연휴 역대급 의료대란 대책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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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전공의 하반기 연장모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복귀는 감감무소식이다. 필수의료 교수들은 조용한 사직을 이어가고 있다. 취약한 지역, 응급의료는 붕괴 중이며 한 달 뒤 추석 연휴기간에 역대급 의료대란이 예상된다. 

    1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하반기 전공의 연장모집 중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이 종료됐지만 빅5병원을 비롯한 주요 수련병원에서 인력 충원을 하지 못했다. 오는 16일까지 인턴과 레지던트 2~4년차 모집이 이뤄지는데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전공의들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수련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상 지난 12일 기준 사직 전공의 5701명 중 971명(17%)이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이들 중 42%는 병원급 이상, 58%는 의원급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교수진들의 '조용한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 부재로 인한 열악한 환경은 교수 타이틀을 떼고 의업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결국 예상했던 대로 지방, 응급체계부터 붕괴가 시작됐다. 충북대병원은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전문의 10명이 번갈아 당직을 서는데, 이 중 2명이 각각 휴직과 병가를 내면서 기존 당직 체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 밖에도 다수의 응급실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권역응급센터는 해당 지역내 위급한 환자가 발행하면 최전방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인력 부족으로 버티기 어려워졌다. 

    지방 상급종합병원 소속 응급의학과 교수는 "경고했던 상황이 그대로 그려지고 있다. 원천적으로 의대증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환자를 볼 인력이 다 빠졌는데 본인부담 상향 등 조치를 한다고 달라질 것이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다수의 의료진들의 우려하는 시점은 추석 연휴기간이다. 

    고위험군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으로 이환되는 비율이 높아져 응급실, 중환자실의 포화가 예상된다. 가뜩이나 명절 응급실은 평상시보다 2배 이상 환자가 많이 방문하는데 대응할 수 없는 구조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아직 응급실 진료 체계에 크게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응급실 진료 공백이 없도록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