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뚝심'으로 바이오시밀러 강자 입지'짐펜트라' 美 신약 허가 힘입어 내년 매출 5조 전망ADC 신약 물질 연내 공개 … CDMO까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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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개념 조차 생소하던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하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얘기했다. 누군가는 한국의 기술력으로는 꿈같은 얘기라고 비웃었고 누군가는 황당하고 무모한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 했다.지금의 셀트리온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견제하는 바이오시밀러 강자가 됐다. 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 투약 편의성을 높인 '짐펜트라(램시마SC)'로 개발해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는 성과를 거뒀다. 짐펜트라는 내년부터 연매출 1조 돌파가 예상된다.한동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서 회장이 지난해 복귀하면서 내세운 미래비전은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이었다. 바이오시밀러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이 한계가 보였기 때문이다. 향후 사업구조를 바이오시밀러 60%, 신약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서 회장은 신약개발 후보물질로 ADC(항체약물접합체)를 주목하고 있다. ADC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이 '링커(linker)'라는 연결 물질로 결합된 바이오의약품을 뜻한다. 암세포 등 특정 단백질을 정밀하게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유도탄'에 비유된다.서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9년 첫 제품 상업화를 목표로 ADC 후보물질 3종, 다중항체 후보물질 3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특히 진척도가 가장 빠른 '계열 내 최고신약(Best in class)' ADC 신약 후보물질 2종은 올해 내 공개하고 내년부터 본격 임상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9년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360억달러(4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바이오시밀러를 통해 보여준 서 회장의 '뚝심'이 신약개발에서도 빛을 발할지 주목되는 이유는 이처럼 분명하다.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분야 진출도 선언했다. '개발-임상-생산-허가-판매' 등 의약품 공급 전 주기를 직접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자신감의 바탕이다. CDMO는 규모의 싸움인 만큼 셀트리온도 국내외 공장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3조 5000억원, 내년 매출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를 기반으로 한 수익 확보로 R&D 및 시설증대에 대한 선순환 투자가 가능하다. M&A(인수합병)를 통한 CDMO 등 신사업 진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서 회장이 제시한 청사진대로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방향키를 쥔 서 회장의 손에 K바이오의 미래도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