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명단 이어 추석 근무 의사들 비꼬는 행태'감사한 의사 명단' 공개하며 내부서 집중 저격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장 "의사 악마화 누가 만드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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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 대란으로 인해 뺑뺑이 사망환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현장에 남아있는 의사를 비꼬는 '블랙리스트'가 등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다음 주 추석 연휴와 겹쳐 대국민 불안감이 커졌는데도 몰상식한 행위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감사한 의사 명단'에 응급실 부역 편이 신설됐다. 민족 대명절 추석 기념 수련병원 응급실 특별편이라고 소개됐는데, 여기엔 각 병원별 근무인원과 일부 명단이 공개됐다. 

    온라인에 숨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후배, 동료를 비난의 대상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된다. 또 의료계 비판 의견을 낸 일부 기자들에 대해 이름, 기사 제목, 취재 활동 등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앞서 의료대란 초기에도 지속적으로 텔레그램 등을 활용해 복귀 전공의 명단이 유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이러한 행위가 지속될 우려가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이트에 응급실 근무 의사, 파견 군의관·공보의 등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실을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결국 환자들이 공포가 극에 달한 상태다. 연일 보도되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이 외에도 연명치료 중단 동의서(DNR) 서명 요청이 많아져 중환자의 치료 기회가 줄어들고 있음이 분명한데 응급실 블랙리스트가 나왔다는 점에 공분하고 있다. 

    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장은 "이번 블랙리스트로 인해 의료계가 주장하는 정부 책임론이 한풀 꺾이게 될 것"이라며 "의사 악마화는 의사들 스스로 만든 셈이다. 후배와 제자를 보호하겠다면서 정작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선배들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행적 정책이 설계됐다고 인정해도 이러한 가혹한 행위를 해서 현장에 남은 의사들도 이탈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이냐"며 "의료 단체 대표들 누구라도 이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하는 이가 있었냐"고 반문했다. 

    그는 "환자 피해는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의료계의 자성은커녕 불안감만 조성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응급실 방문이 죽음으로 이어질라 두려운 이들에게 장난질을 하는 것"이라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