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격 경쟁력 앞세워 물량 공세자급자족 中 물량 준데다 이중삼중고실적회복기 치명타
  • ▲ LG화학 여수공장 전경ⓒLG화학
    ▲ LG화학 여수공장 전경ⓒLG화학
    미국이 에틸렌을 대거 수출하고 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K-석유화학의 핵심 제품이다. 주요 고객인 중국이 자급자족에 성공하면서 주요 수출로가 막힌 가운데 미국발 공급과잉은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21일 영국 정유·화학산업 전문조사기관 ICIS에 따르면 미국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테인'으로 바탕으로 대규모 에틸렌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에테인의 가격은 갤런당 12센트로 상대적으로 저렴해 미국산의 경쟁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허리케인 '베릴'의 여파로 천연가스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미국은 에틸렌 수출을 늘리면서 상쇄하는 실정이다.

    당장 K-석유화학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LG화학, 롯데케미칼은 천연가스가 아닌 원유에서 추출한 납사로 에틸렌을 만들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원유 가격은 변동성이 크지만 미국산 천연가스는 외려 하락하는 추세로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ICIS는 "저렴한 원재료 덕분에 미국 폴리에틸렌 생산 업체들의 가동률은 9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전세계 어느 시장을 가든 (미국산 에틸렌이) 가격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에틸렌 공습이 K-석유화학의 실적 회복기와 맞물려 있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 4조9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2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 3조6069억원을 기록해 2.3% 증가했다. 영업손실이 났지만 그 폭은 400억원 이상 줄였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對중국 수출 비중이 6.6%p 이상 줄어 대체 수출처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찾더라도 미국산 에틸렌 제품과 가격경쟁을 해야하는 처지"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