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부토건·KC코트렐 등 감사의견 거절 기업 줄줄이 하한가상반기 ‘비적정 감사의견’ 상장사 62곳…전년比 70% 이상 급증사업보고서 제출까지 비적정 의견 해소 못 하면 상장폐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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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들 가운데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비적정 원인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토목건축공사업 기업 삼부토건은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받아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회사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와 관련해 '의견 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삼일회계법인은 삼부토건의 ▲상반기 영업손실(408억7200만 원) 및 당기순손실(515억5100만 원) ▲상반기 결손금(2567억700만 원)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1712억3600만 원) 존재 등을 의견 거절 근거로 제시했다.이후 삼부토건은 거래가 재개된 지난 19일 29.98%(316원) 급락한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전일에도 7.72% 하락하는 등 연일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삼부토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엮이며 2개월 만에 주가가 5배 넘게 급등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종목이다. 그러나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주가가 급락, 현재 주가는 작년 7월 고점(5010원) 대비 7배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다.환경 엔지니어링 기업 KC코트렐과 모회사인 KC그린홀딩스도 비슷한 처지다. 이들 모두 반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KC코트렐과 KC그린홀딩스는 앞서 지난 16일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다가 19일 거래가 재개, 각각 29.99%, 26.51% 하락 마감했다. KC코트렐은 지난 20일에도 주가가 22.75% 하락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앞서 두 회사는 모두 반기 보고서 감사의견이 연결 및 개별 기준 모두 의견거절을 받았다. KC코트렐은 계속기업가정의 불확실성, 타이중(Taichung) 프로젝트 관련 총계약 원가의 적정성 검토 절차 제약 등이 사유로 지적됐다.KC그린홀딩스 또한 대규모 손실로 인한 계속기업가정의 불확실성, 기초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범위 제한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상장사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뒤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씨씨에스 ▲디와이디 ▲큐라티스 ▲퀀텀온 ▲아이엠 등은 모두 올해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뒤 주가가 급락했다.반기 검토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은 기업들은 일제히 소명에 나섰다. 씨씨에스, 큐라티스, 아이엠 등은 모두 회계법인이 지적한 내용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주주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회계법인은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감사한 후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가지 종류의 검토의견을 낸다. 이중 부적정, 의견거절은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치 않다는 징조로, 한국거래소가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문제는 올해 상반기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들이 지난해보다 70%가량 늘어났다는 점이다.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 13곳과 코스닥 상장사 49곳 등 62개 상장사가 감사인(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검토 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44곳(코스피 7곳·코스닥 37곳)에 비해 70% 이상 늘어난 수치다.반기보고서는 사업보고서와 달리 '검토' 의견이기 때문에 즉시 상장 폐지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사업보고서 제출까지 비적정 의견 원인을 해소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생긴다.전문가들은 비적정 의견이 나온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한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상장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원인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장기간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 폐지될 수 있다"라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반기 감사의견에 문제가 생긴 기업의 경우 연말 사업보고서에도 같은 문제가 지적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회사의 예기치 못한 일로 애먼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기업이 앞장서서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