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규모 축소, 비주력 계열사·사업 정리연구개발비 감소세, AI 투자는 강화당분간 비용통제 기조 지속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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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가 강력한 비용통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채용 인원과 계열사 수를 줄이고, 비주력 사업은 정리하면서 AI 관련 투자에 집중한다는 취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공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공채 채용을 끝으로 하반기는 수시채용 체제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채용 규모는 2021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네이버 ESG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신입채용은 2021년은 838명이었지만 지난해 231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세자릿수 규모 신입 공채를 뽑았고, 카카오는 상반기에도 신입 공채를 하지 않았다.

    주력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 수 감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 수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123개로, 전년 동기 대비 21개 줄었다.

    알뜰폰 사업 관련 스테이지파이브와 ‘카카오헤어샵’ 서비스를 담당한 와이어트의 계열 제외 신고를 완료했고, 비주력 사업은 흡수합병 또는 청산하며 조직 효율화를 꾀했다. 매각설이 제기됐던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는 연내 골프용품과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NFT 사업 철수를 결정하며 사업 축소로 가닥을 잡았다.

    계열사가 줄어든 만큼 인력 규모도 축소됐다. 카카오 반기보고서 연결 인원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 종속회사 인원수는 전년 대비 827명 감소했다.

    연구개발비도 전반적인 비용 긴축 흐름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 연구개발비는 898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289억원 감소했고, 카카오도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가 6789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줄었다.

    두 회사가 2020년 이후 연구개발비를 매년 지속적으로 늘려온 것을 고려하면 혁신기술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AI 부문 기술 개발에서 뒤쳐지며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 기술혁신과 투자기조는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와 무관한 비용은 통제하고 전사적 자원과 역량을 결집한 AI 성장 전략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취지다. 양사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서도 향후 AI를 활용한 수익화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AI 기반 B2C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실험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AI 혁신을 통한 수익화 가능성을 적극 탐색하겠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AI를 제외한 비용절감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고정 비용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지속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정리를 통해 사업 영역을 축소하고, AI 등 신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사회적 요구에도 부합한다”며 “시장에 확실한 제스처를 보여주면서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