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CT 혁신 로드맵 제시, 대규모 AI 인력 채용구조조정·조직개편 박차, 비수익 사업 정리무선 점유율 유지, 미디어 재편 등은 숙제
  • ▲ ⓒKT
    ▲ ⓒKT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영섭 KT 대표가 경영 공백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수습하고, 정중동의 내실경영을 통해 AICT 컴퍼니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앞서 김 대표는 LG CNS 대표로서 부실 자회사를 대거 정리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제시한 KT의 혁신 비전과 로드맵은 ‘AICT 컴퍼니’로 요약된다. 지난 2월 스페인 MWC 현장에서 AI와 ICT(정보통신기술) 중심의 경영 비전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융합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 수립과 솔루션 제공, 효율적인 운영관리까지 모든 사업분야에 AI를 결합하겠다는 취지다.

    AI 중심 전환은 방만한 조직을 효율화하는 차원으로 연결됐다. 디지털 물류 사업 자회사 ‘롤랩’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NFT 거래 플랫폼 ‘민클’ 서비스도 종료했다. 메타버스 사업을 비롯해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과 르완다 법인도 철수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저수익 사업 조정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직개편도 진행됐다. 지난해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이상 줄였고, IT 부문과 융합기술원을 통합한 기술혁신 부문을 신설했다.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AI2X랩과 AI테크랩도 갖췄다.

    구조 개선 성과로 실적도 선방했다. 2분기 매출은 6조546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3% 감소했지만, 임금협상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3.1% 감소한 수준이다.

    사업부문으로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IDC)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KT클라우드는 2분기 매출 1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두 자릿수 성장세는 계열사 중 KT클라우드가 유일하다.

    AI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면서 관련 인력 채용도 활발해졌다. 신입사원부터 임원급 경력직까지 전 직급을 대상으로 공채를 진행했다. 500~600명 규모의 공채와 별도로 수시 채용도 진행해 최대 1000명 규모의 AI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협력 발표는 AICT 도약과 신사업 발굴에 방점을 찍었다. 조 단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9월까지 구체적 사업구상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MS와 체결한 협약의 주요 내용은 ▲AI·클라우드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 개발 ▲인재 양성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지지도 얻고 있다. 올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도입하고,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로 27일 종가는 4만100원을 기록하며 약 6개월만에 4만원선으로 복귀했다.

    다만, 2위 무선 사업자 수성과 미디어 체계 재편은 숙제로 남았다. LG유플러스는 IoT 회선을 포함한 무선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하며 KT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0곳이 넘는 산하 미디어 계열사는 실적이 악화되면서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취임하면서 경영공백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정리됐다”며 “AICT 기업으로서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사업구상을 구체화 및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