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전문가' 정 대표, 취임 첫 행보 1100억 카드채 발행단기 비용 감수 … 성장 드라이브 막는 자본 규제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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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카드의 지휘봉을 잡은 정상호 대표이사의 첫 경영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동발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금융권이 조달을 축소하는 가운데, 정 대표는 오히려 선제적 자금 조달을 선택했다. 4%에 달하는 고금리 부담을 무릅쓰고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레버리지 규제 대응과 함께 향후 성장 국면에 대비해 여력을 확보하려는 재무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전일 총 1100억원 규모의 금융채를 발행했다. 만기 구조는 1년 미만 초단기물 1000억원, 1년 3개월물 100억원으로 나눴다. 표면이율은 각각 3.5%와 3.6%다. 조달 자금은 가맹점 대금 지급용도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이달에만 2100억원의 금융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총 2조1400억원에 달하는 만기가 도래한다. 

    다만 조달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일 기준 롯데카드와 같은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3.906%까지 오르며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달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금융권 전반은 신규 발행을 줄이고 기존 채권을 상환하는 순상환 기조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롯데카드는 오히려 채권 발행에 나선 셈이다.

    고금리를 무릅쓰고 정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채권발행에 나선 것은 단순 자금 확보가 아닌 레버리지 규제 대응과 미래 여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롯데카드 앞에 '레버리지 배율'이라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재 롯데카드의 자산총계는 24조1326억 원, 자본총계는 3조 6432억원으로 표면적인 레버리지 배율은 규제 상한선 내인 6.62배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을 8배 이내로 제한하고, 1년간 배당성향이 30%를 넘은 경우엔 7배로 더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평균 전업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5.4~5.9배 수준이다. 

    다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동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적정성을 방어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가 보유 중인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5982억원이다. 전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5%에 달한다. 결국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해당 항목(16.5%)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레버리지 배율은 턱밑까지 차오르는 7.9배다. 

    롯데카드의 신종자본증권 의존도는 타 전업 카드사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신종자본증권(3498억원)을 제외한 조정 레버리지 배율이 6.84배다. 현대카드 역시 신종자본증권(2992억원) 비중은 7.1% 수준으로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타사 대비 높은 점이 향후 재무 건전성 관리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약 100억원의 과징금과 12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따른 약 37억원의 배상책임 역시 정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결국 이번 결정은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향후 재정비 이후 성장 드라이브가 자본 규제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구조를 정비하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