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0세 노환으로 별세 … 1993년 노동부 장관 지내
  • ▲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빈소에 마련된 고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빈소에 고인의 영정 사진이 놓여 있다. ⓒ뉴시스
    ▲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빈소에 마련된 고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빈소에 고인의 영정 사진이 놓여 있다. ⓒ뉴시스
    남재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남 전 장관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일보에 입사해 본격적인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조선일보 정치부장, 서울신문 편집국장·주필 등을 지냈다. 

    이후 정계로 옮겨 1979년 민주공화당 후보로 서울 강서구에서 10~13대 국회의원(4선)에 당선됐다. 이어 1980년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하고 정책위의장을 두 번 역임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현 고용노동부인 노동부 장관에 임명된 뒤 이듬해까지 장관으로 일했다.

    남 전 장관은 전두환 정권에서 여당 핵심 정치인으로 활동했지만, 진보 진영 인사들과도 꾸준히 교류하고 목소리를 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노태우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일하면서 5·18 사건을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명칭으로 바꾸자고 제안해 관철시켰다. 

    또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근로자의 날을 기존 3월10일에서 5월1일로 바꾸기도 했다. 1996년 정계 은퇴 후에는 진보 정치에 관한 책을 쓰고,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고인은 '모래위에 쓰는 글', '정치인을 위한 변명', '양파와 연꽃: 체제 내 리버럴의 기록', '일하는 사람들과 정책: 문민정부 노동부 장관 시절의 기록들' 등을 펴냈으며 지난해 초 저서 '시대의 조정자'와 올해 초 '내가 뭣을 안다고'를 냈다.

    유족은 부인 변문규씨와 사이에 4녀(남화숙·영숙·관숙·상숙)와 사위 예종영·김동석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19일 오전 5시20분 발인을 마쳤다. 장지는 청주시 미원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