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장중 83만1000원까지 치솟아…52주 신고가영풍·MBK, 지분 공개매수 종료…1라운드 일단락목표치 7%엔 미달…내년 주총까지 갈등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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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MBK파트너스가 5%의 지분을 확보한 고려아연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내년 초 정기 주주총회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장(79만3000원)보다 3.03% 오른 8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고려아연은 장중 4.79% 상승한 83만1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5만주, 2069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전일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하며 공개매수를 종료했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총 110만5163주(5.34%)가 응했으며 영풍·MBK가 오는 17일 주당 83만원에 청약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 총지분은 38.47%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지분구조는 17일부터 ▲영풍·MBK 38.47% ▲최윤범 회장·우호 지분 33.9% ▲국민연금 7.83% ▲자사주 2.4% ▲기타 주주 17.4%로 이뤄진다.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 매수가 100% 목표량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영풍·MBK의 고려아연 지분은 의결권 기준 48%에 달하게 될 전망이다.

    영풍·MBK가 고려아연과 동시에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단 830주만 청약이 들어오면서 사실상 실패했다. 이들이 최소 29%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과반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최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로 영풍·MBK가 제시한 3만원보다 높은 3만5000원으로 제시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영풍정밀 주가는 전 거래일(3만750원) 대비 8.78% 하락한 2만8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9.92% 급락한 2만7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영풍·MBK 연합이 40%에 육박하는 지분 확보에 성공하면서 지분 경쟁에 우위를 점했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주총 시즌까지 장기화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7.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의 호재성 재료로 인식된다. 분쟁 당사자들이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며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세가 몰리기도 한다.

    실제 고려아연-영풍·MBK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지난달 12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55만6000원이었다. 이들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약 한 달여 만에 주가는 49.46%나 급등했다. 이 기간 매수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고려아연 주식 1596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2329억원, 60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 재료가 소멸하면 단기간에 폭락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들의 특성상 특정 단기 이슈로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은 재료가 소멸하면 급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인 뉴스 플로우를 따라가기보다 기업 가치, 실적 등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해 회계심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충당부채나 투자주식 손상 등의 의혹에 대해 소명을 요구하고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감리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