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8월 고점 이후 약세…中 후판 가격 상승 가능성 등 영향최근 낙폭 과도하다는 평가…韓 조선사 시장점유율 회복 전망과거와 달리 가격 협상력 높아…"슈퍼사이클 장기간 지속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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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중공업
    올해 상승가도를 달리던 조선주가 최근 조정세에 들어간 가운데 여전히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선주의 낙폭이 과도하다며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조선주들은 지난 8월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대표적인 조선주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21만6000원의 고점을 기록했지만 9월 이후 20만 원 선을 못 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주가도 고점(1만1870원) 대비 15%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밖에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HD현대미포 등도 일제히 주가가 부진하고 있다.

    조선주 약세의 배경에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기 부양책이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달 27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고,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9조 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부양책 여파에 조선사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철광석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향후 후판 가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전망이 제기, 조선주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철강업체들이 후판 가격을 인상하면 조선사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철광석을 포함한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다"라며 "건설 수요가 회복되면서 당분간 철광석과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산 후판 가격 상승 가능성과 더불어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 환율 하락으로 인한 원화 약세 등이 조선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후판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계약 선가에 충분히 전가할 수 있는 만큼 건조 마진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최근 조선주 낙폭이 과도하다고 짚었다.

    실제 SK증권 등은 3분기 실적 부진 예상에도 주요 조선 종목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조선사들의 장기 이익 추정치에는 큰 영향이 없으며 향후 조선업계 '슈퍼사이클'이 보다 길고 완만하게 나타나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하락사이클의 경우 후판 가격 상승 기간 동안 조선사의 가격 협상력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하지만 현재는 공급 제한 걸어놓고 선가를 높여 받는 형국"이라며 "조선 3사의 백로그도 약 3년치 이상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이어서 과거와 달리 판매자 주도의 시장이 형성돼 조선사의 가격 협상력은 높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선업 상승 사이클 구간에서 후판 가격이 오르더라도 계약 선가에 충분히 전가가 가능한 상황이어서 건조 마진 훼손은 제한적"이라며 "조선주 비중에 대해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3분기 실적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 됐다"라며 "3분기까지는 중국을 선호하는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졌지만, 에버그린 등 한국 선박을 즐겨 찾는 고객사의 수주로 국내 조선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노후화한 배 교체발주 시기가 돌아온 상황에서 친환경 규제로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본격적 친환경 규제를 앞두고 부족한 공급과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려 본격적 상승 주기에 진입했다"라며 "이번 주기는 길고 지속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