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타임빌라스에 7조 투자… 2030년 국내 쇼핑몰 1위 목표"

롯데백화점이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에 7조원 규모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양분돼 성장해오던 국내 리테일과 동남아 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미래형 쇼핑몰을 낙점하고 2030년까지 총 13개 점포를 출점한다는 포부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타임빌라스 그랜드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30년까지 7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며 “총 13개의 ‘타임빌라스’ 점포를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쇼핑몰을 국내 리테일 산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535 젊은 세대의 수요와 선호가 높은 체험형 매장, 대형 미벤트 등에 최적화 돼 있고 유연한 변화와 시도가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한국 유통시장과 비슷한 일본 유통시장의 사례가 배경이 됐다.

정 대표는 “일본의 경우 90년대 이후 유통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은 쇼핑몰로, 2013년 대비 2023년의 백화점 매출은 15% 역신장한 반면 쇼핑몰은 13% 성장했다”며 “소비의 주체인 MZ세대가 원하는 쇼핑 환경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쇼핑몰의 성장성을 더 높이 봤다”고 설명했다.

쇼핑몰이 전체 시장의 68%를 차지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의 여전히 백화점이 절대적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030년 기준 백화점 시장은 2% 성장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백화점이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전략 재수립에 들어간 이유다. 

정 대표는 “이렇게 자신감 있게 쇼핑몰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유는 롯데월드몰 이후 쇼핑몰 성장에 대한 내부 결과에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며 “과거에 비해 투자비 부담이 커졌지만 지난 송도, 전주, 상암, 대구 수성 등 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추진해오던 사업이 있다”고 말했다.

24일 롯데몰 수원점이 리뉴얼 오픈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은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영 테넌트 새단장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캠핑 및 직수입 아웃도어 확대, 올해 2월과 4월에는 각각 지역 최대 프리미엄 키즈, 스포츠관과 프리미엉ㅁ 미식 공간인 다이닝 에비뉴를 조성했다. 5월에는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전환과 함께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보강하고 이후 프리미엄 뷰티, 명품 등 럭셔리 컨텐츠를 차례로 확보했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1호점의 성공을 발판삼아 ‘타임빌라스’를 전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송도, 수성, 상암, 전주에 4개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아울렛 7개점은 증축 및 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해외에 신규 출점 및 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롯데그룹의 자산과 연계해 쇼핑, 엔터테인먼트, 숙박, 주거, 업무, 컬처 및 아트 콘텐츠를 결합해 일본의 아자부다이힐즈를 연상케 하는 ‘멀티 콤플렉스’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 건축가들과 협업도 활발해진다.

송도와 상암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마이어와 협업해 쇼핑몰, 리조트, 오피스텔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되고 대구 수성은 영국 유명 쇼핑몰 설계사인 LDA와 협업해 쇼핑몰 안팎에 즐길거리를 채우는 ‘인앤아웃도어’ 컨셉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롯데백화점은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로 끌어올리고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달성해 쇼핑몰 1위 리테일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바로 타임빌라스”라며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