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일 주목"Approved" → "중요단계 넘었다" → 공식화 전망HBM3E 8단 유력 … 12단 시점은 비슷할 듯
  • ▲ 삼성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20일 열리는 엔비디아 실적발표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공식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0일(미국시간) 2025회계연도 3분기(8~10월)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가 인텔 대신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발표가 향후 주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본다.

    반면 국내 반도체업계와 주식시장에선 이날 엔비디아가 삼성의 HBM 공급망 신규 편입 여부를 공식화할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5세대 HBM인 'HBM3E'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 주요 단계를 넘겼다고 밝힌만큼 이와 관련한 엔비디아의 최종 결론이 이 자리에서 공식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이처럼 엔비디아 퀄테스트 결과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 실적발표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퀄테스트에서 중요한 단계를 마쳤다"면서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 중에는 HBM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삼성이 말한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이미 지난 3월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 공급을 확정지은 이후 시장의 눈은 삼성이 언제쯤 엔비디아에 입성하게 될지로 모아졌는데, 이에 대해 삼성이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언급했던 적이 없었다.

    그런 사이 업계와 시장에선 소문이 무성했다. 여러차례 삼성이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를 눈 앞에 뒀었지만 최종 단계를 넘지 못했고 이제는 아예 HBM3E 8단 공급을 포기하고 12단 공급에 올인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일각에선 여전히 삼성이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게 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에 삼성이 테스크 중요 단계를 넘었다고 표현했지만 앞서서도 테스트를 통과하고 공급망에 편입이 되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지 오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에선 엔비디아에 본격 공급을 시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PRA(생산준비승인) 절차를 밝으며 양산 준비를 마친 상황이기도 하다.

    반면 내년 엔비디아의 신제품 출시 로드맵에 따라 HBM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이 3번째 공급사로 이름을 올리게 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들도 많다. 여기에 삼성이 퀄테스트 임박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현실성이 더해졌다.

    결국 최종 공급 발표는 엔비디아가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데도 공감대가 높은 상황이다. 삼성이 먼저 운을 띄워놓은 상황에서 양사가 최종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를 엔비디아가 실적발표 자리에서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젠슨 황 CEO가 이를 직접 밝힐 가능성도 높다.

    삼성이 이번에 퀄테스트 통과를 임박한 제품은 HBM3E 8단 제품이 유력하지만 엔비디아가 내년 신제품으로 '블랙웰'을 선보이면서 12단 제품 공급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8단 제품에서 예상보다 긴 조율 과정을 거치면서 엔비디아 맞춤형 제품이 탄생한 덕분에 12단 공급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 "아직 12단 공급 계약을 맺은 곳은 없는 상황이지만 뒤늦게 엔비디아 공급망 대열에 합류한 삼성이 12단 공급 개시는 비슷하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