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계약액 211억달러중 120억달러 싹쓸이22년만에 상위 두곳 수주액 비중 과반 넘겨전쟁 장기화·고물가 지속…4분기 전망도 깜깜
  • ▲ 삼성E&A(좌측)와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각사 제공
    ▲ 삼성E&A(좌측)와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각사 제공
    정부 목표치인 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건설사가 실적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수주편중화' 현상도 보다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국내건설사 누적수주액은 211억1000만달러(28조6463억원)로 전년동기 235억달러 대비 10.3% 감소했다. 

    통상 연말에 수주계약이 몰리는 점을 감안해도 400억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정업체에 일감이 치우치는 수주편중화 현상도 1년새 심화했다. 

    삼성E&A는 1~9월 누적수주액 79억887만달러를 기록, 해외수주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4번' 등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며 수주액을 전년동기대비 7배 늘렸다.

    2위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41억1308만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미국 현대차 S-JV 배터리공장 수주가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10일엔 2조원 규모 세르비아 태양광 발전사업을 수주하는 등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누적수주액을 합산하면 120억2195만달러로 전체 56.9%에 달한다.

    전년동기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 수주액 비중은 48.4%였다.

    1년새 1·2위 건설사 수주액 비중이 8.5%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1~9월 기준 상위 두곳의 수주비중이 50%를 넘긴 것은 2002년 50.5%이후 22년만이다.
  • ▲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현대건설
    ▲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현대건설
    반면 경쟁사들은 지난해보다 해외수주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3년 연속 해외수주 1위를 기록해온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4위로 내려앉았다.

    누적수주액도 13억3954만달러로 전년동기 57억7968만달러대비 76.8% 급감했다.

    지난해 2위 현대건설은 올해 마이너스(-) 10억달러를 기록하며 순위권 밖에 머물러있다.

    업계에선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부진 및 편중화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와 전쟁 여파로 해외 건설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까닭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연내 수주가 가시화된 프로젝트는 없다"며 "그나마 발주가 기대됐던 사우디 네옴도 예산 문제로 잠잠하다"고 말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위기 등으로 신규 발주처를 뚫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기존 프로젝트와 연계된 후속사업 수주나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체코 원자력발전 등 대형 프로젝트 실적이 반영되는 내년엔 수주액 반등이 기대된다"며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일정부분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