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반도체 Top 15’, 1%대 상승…전 구성 종목 전반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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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가는 상승 반전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기준 전장(5만3600원)보다 0.37% 오른 5만38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0.57% 상승한 15만9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전 거래일(1895.40) 대비 1.44% 오른 1922.72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 구성 종목은 모두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한 종목별로 살펴보면 ▲주성엔지니어링(5.38%) ▲이오테크닉스(5.13%) ▲한미반도체(4.15%) ▲고영(2.88%) ▲HPSP(2.76%) ▲가온칩스(2.15%) ▲LX세미콘(1.88%) ▲원익IPS(1.79%) ▲하나마이크론(1.20%) ▲리노공업(1.17%) ▲ISC(1.00%) ▲DB하이텍(1.16%) ▲티씨케이(0.29%)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앞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2일(현지 시각) 관보를 통해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규제 대상은 HBM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mm)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를 초과하는 제품으로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은 이 기준을 초과한다.

    미국은 AI 첨단 기술 규제에 대해 동맹국의 안보를 명분으로 제시한다. 중국 등 비동맹국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군사 무기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해 중국이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중국이 첨단 기술 생산을 국산화하려는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적대 세력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기 위해 상당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출 규제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 적용돼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의 HBM 매출 약 30%가 중국에서 나온다”며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대부분 HBM을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일부 사양이 낮은 HBM을 중국에 수출하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작은 것으로 안다”며 “전체적으로 한국 기업에 끼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가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기존 대비 제재 강도가 크게 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HBM이 신규로 제재품목에 포함됐다는 것 외에는 공정 장비의 경우 기존 내용과 달라진 부분은 미미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향후 트럼프 2기에서 추가적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단기적으로 주가는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바닥 형성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인한) 한국 메모리 우려는 본질을 호도한 것”이라며 “기술 격차가 해소되면 중국이 없어도 주가는 상승하고, 기술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국향 매출은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