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1%대 약세…외인 이탈 현상 심화간밤 환율·증시·채권 급등락…계엄 해제 후 안정“국내 금융시장 제한적…단기 변동성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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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81년 1월 이후 43년 만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자본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간밤 발생한 사상 초유의 사태에 따른 국내 증시의 변동성에 대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이슈가 빠르게 해소된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지만,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0시 기준 전장(2500.10)보다 1.78% 내린 2455.68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9885만주, 5조3129억원을 기록 중이다.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가 몰리고 있다. 개인은 1832억원을, 기관은 83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자 홀로 2782억원이나 순매도하고 있다. 전날 7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했던 외인들이 하루 만에 다시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이다.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690.8) 대비 1.85% 하락한 678.03에 거래 중이다.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경 대국민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며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금융시장이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까지 치솟았으며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와 해외 상장된 국내 기업·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락했다.하지만, 약 3시간 뒤인 4일 오전 1시쯤 여야 의원들은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했고 재석 190명 중 190인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3일 밤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7시 30분에도 F4 회의를 열고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 시장을 정상 운영키로 했다.이 밖에 ▲한은 ‘시장 상황 대응 긴급회의’ ▲금융위 ‘금융 상황 점검 회의’ ▲금감원 ‘긴급 금융 상황 점검 회의’ ▲거래소 ‘비상 시장 점검 회의’ 등 각 기관도 각자 대응에 나섰다. 또한 윤 대통령이 오전 4시 30분경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을 의결하자 새벽 사이 급등세를 맞았던 환율과 급락세를 맞은 주가 등은 낙폭을 일부 회복하기도 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약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되면서 한국 관련 자산 가격들의 불안정함은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국가의 부도 위험을 측정하는 데 활용하는 한국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계엄령 발표 이후 한 때 36pt대까지 상승했지만, 34pt대로 내려간 상태”라고 짚었다.시장에서는 비상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된 만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다는 점에서 밤사이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피력하고 있다”며 “국무회의 통한 윤 대통령의 계엄 철회 공식화와 유동성 지원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높이는 제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단기적인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투자자들 입장으로써는 블랙스완급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 환율 등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일 장 마감 당시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며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박석중 연구원도 “연말 탄핵정국 진입 가능성이 점증한 데다 국정 불안 요인까지 잔존해 있다”며 “외환-채권-주식 트리플 약세가 우려돼 연말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 반복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