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역대급 파운드리 시장 열렸지만3분기 삼성 점유율 9.3%에 그쳐TSMC 독주 여전…중국 SMIC 추격'쉘퍼스트' 접고 AI칩 고객사 집중 공략파운드리 CTO직 신설… 수율 관리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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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삼성전자가 조직을 재정비하고 절치부심에 나선다. AI(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미국통' 한진만 사장이 등판한데 이어 파운드리 최고기술책임자(CTO)직을 신설해 수율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9.3%를 기록하며 10%대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11.5%로 2.2%포인트 점유율이 빠진 셈이다.이는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21년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파운드리를 독립 사업부로 출범한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시스템반도체 2030' 선언을 하며 투자와 사업 모두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18%까지 점유율을 확대하기도 했었다. 올 들어선 11%대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3분기 들어 10%대 선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지난 3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상승가도를 달린 것으로 집계되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실책이 더 뼈아프다. 상위 10개 파운드리 기업들의 매출은 총 348억 6900만 달러(약 49조 5000억 원)로 전 분기 대비 9% 이상 증가했다. 삼성은 이 기간 33억 5700만 달러(약 4조 8000억 원) 매출을 올렸지만 전 분기 대비 12.4% 줄었다.파운드리 시장 독보적 1위인 대만 TSMC의 주도권은 더 확고해졌다. 3분기 매출은 235억 2700만 달러(약 33조 4000억 원)로 전 분기보다도 13% 증가했다. 점유율도 64.9%로 지난 2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해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 키웠다.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2분기 50.8%포인트에서 3분기 55.6%포인트로 확대됐다.중국 SMIC가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도 염려스럽다. 인텔이 휘청이면서 무주공산이었던 파운드리 3위 자리를 SMIC가 당연하게 꿰찼다. 3분기 기준 점유율은 6%, 매출은 21억 7100만 달러(약 3조 원)다.중국 정부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자국 파운드리인 SMIC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고 SMIC가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 등의 고객사를 확보하는데도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어 앞으로 경쟁 상황은 알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삼성과 SMIC의 점유율 격차가 3%포인트대로 내려오면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삼성도 이런 위기상황을 인지하고 쇄신의 칼을 뽑았다. 이재용 회장도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하고 있는만큼 대만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기 위한 삼성 파운드리의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파운드리 사업 회복을 위해 조직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기대감이 생긴다. 삼성 파운드리 사상 처음으로 투톱 사장 체제를 도입해 사업 회복에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최근 삼성은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한진만 사장을 선임했고 파운드리 CTO로 남석우 사장을 세웠다.이번 인사로 삼성 파운드리는 고객사 확보와 수율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예고했다. 한 신임 사장은 반도체 미주 총괄을 오래 역임한 인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들과의 관계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과 제조 전문가로 메모리 1등 삼성을 이끈 인물 중 한명으로 3나노 미세공정 최초 개발에도 성공한 삼성 파운드리가 수율에 발목이 잡혀 TSMC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오명을 벗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객사를 확보하기 전에 양산 능력을 갖추는 '쉘 퍼스트' 전략은 잠정 중단된다. 현재 확보된 생산공장들이 이미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더 많은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고객사들이 안심하고 위탁생산을 맡길 수 있는 기술력과 수율을 안정화하는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