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 지속 전망…자재값·건설원가 상승 불가피도시정비·공공사업 위축…공사비 갈등·준공 지연 리스크↑국가신인도 타격 불보듯…해외수주 경쟁력 하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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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국이 혼란에 휩싸이자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핵안 부결→재발의' 반복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한 국가신인도 하락과 환율 상승, 그에 따른 국내·외 사업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주택·분양시장 침체에 해외수주 감소 악재까지 겹칠 경우 일선 건설사들의 보릿고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국 불안에 고환율→공사비 상승 악순환 전망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탄핵안 가결은 건설사들의 국내·외 사업에 직접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안 부결보다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지만 국가인신도 하락과 고환율, 매수세 위축 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환율이다. 정국 혼란이 지속될 경우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실제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4일 오후 10시30분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전날 1433.0원에 마감했다.고환율은 철근, 콘크리트 등 건설 원자재값과 공사비 상승을 야기해 주택사업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문제는 이미 자재값과 공사비가 건설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것이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으로 오르더니 지난 9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2020년 이후 4년만에 공사비가 30%가량 뛴 것이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정국이 혼란스러워지면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걱정되는건 환율"이라며 "지금보다 환율이 더 오르면 공사비도 추가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사업과 신규수주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현재 진행중인 사업도 공사비 갈등, 프로젝트 지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환율은 건설원가 상승으로 연결된다"며 "건설자재뿐만 아니라 유가 등 번전방위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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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시장도 비상 … "차기 대선 피해라"분양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정국 불안정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추후 진행될 대선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기 때문에 분양마케팅이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이 경우 건설사들이 대선 날짜를 감안해 분양일정을 미루거나,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서울 주요사업지는 탄핵안 가결과 상관없이 청약성적이 잘 나올것"이라며 "하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경우 탄핵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어 "차기대선을 피해 분양일정을 앞당기거나 뒤로 미루는 건설사가 나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다만 이번 탄핵 영향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등 단기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심판이 결정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전국 주택가격은 0.15%, 서울은 0.31% 상승하는 등 통계상 큰 영향은 없었다.◇ 국가신인도 하락에 해외수주 경쟁력 타격 불가피이번 탄핵안 가결은 해외수주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정국 불안에 따른 국가신인도 하락은 해외수주 경쟁력 저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이번 탄핵 여파로 해외수주가 당장 막히거나, 진행중인 사업이 중단되는 등 단기적 영향은 덜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규시장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순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국가신인도를 평가할 때 대상국가의 정쟁 상황이나 내란 등을 엄격하게 반영한다"며 "비상계엄 경우 몇시간 만에 끝나 후폭풍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 탄핵안 가결은 신인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특히 유럽업체들과 경쟁이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시장 경우 국내사들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대형건설 D사 관계자는 "유럽업체보다 기술력도, 현지지원 기여도도 밀리는데 신인도까지 떨어지면 재건시장은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다"며 "현재로선 국내든 해외든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