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호실적에도 내년 수요 부진에 전망치 낮춰PC·모바일 등 IT 수요 제자리 걸음내년에도 기업용·서버향 메모리에 의존하반기 가격 반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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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론
    반도체업계 실적 풍향계로 꼽히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내년 수요 둔화를 예상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다. 내년에도 여전히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모두 기업용 고성능 제품 수요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8일(미국시간) 회계 기준 2025년도 1분기(9~11월) 매출이 87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ESP)는 1.79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특히 HBM 같은 고부가 제품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급증하는 등 질적으로도 성장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마이크론 자체적으로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당부분 낮추면서 시장 전반이 실망감을 나타냈다.

    마이크론은 오는 2025년 2분기(12~2월) 실적 가이던스를 79억 달러로 잡았다. 월가에서는 예상치로 89억 9000만 원을 내놨는데, 이보다 12%나 낮은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마이크론이 어두운 전망을 제시한데는 내년 수요 부진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PC와 모바일 등 전통 IT 수요가 내년에도 제자리 걸음을 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수요 부진으로 가격 약세도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내년 1분기 D램 가격이 HBM을 제외하고는 5~10%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2분기까지는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하반기 들어서야 가격 하락폭을 5% 미만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낸드도 마찬가지다. 내년 1분기에는 낸드 가격이 제품에 상관없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고 하락폭도 D램과 마찬가지로 5~10%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낸드는 내년 2분기엔 가격 안정세에 먼저 진입해 유지되다가 하반기부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다행인건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 약세가 문제가 되지 중국 메모리 영향을 내년에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마이크론도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주로 구형(레거시) 제품에서만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어 자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내년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실적은 D램이나 낸드 모두 '기업용' 제품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인다. D램에선 대표적인 실적 견인차가 'HBM(고대역폭메모리)'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고 낸드에서도 기업용(e)SSD가 가격 방어의 선방에 있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같은 AI 인프라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