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진행 3267건·매각 1442건…작년부터 급증금리인상·정국불안 여파…서울외곽 유찰 늘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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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이자부담이 급증한 가운데 대출규제,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겹치며 거래량까지 줄자 매물이 경매로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2일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267건, 매각건수는 144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경매 진행건수 3472건, 매각건수 1817건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경매 진행건수는 2020년 647건부터 2022년 798건까지 1000건이하를 유지했다.하지만 2023년 1956건으로 2배이상 뛰었고 2024년엔 30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각건수도 직전년 645건에 비해 2.2배 증가했다.지난해 경매건수가 급증한 것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정국불안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가격적인 측면에서 매매시장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시중은행 금리도 높다"며 "대출규제도 유지되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2.1%로 직전년 82.5%보다 9.6%포인트(p) 상승했다.하지만 경매시장이 활황이던 2021년 112.9%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평균 응찰자수는 7.38명으로 직전년 6.40명보다 증가했다. 이는 경매시장에서 저가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매수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지옥션 측은 설명했다.시장에선 이같은 경매 매물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꺾인 가운데 고금리에 이자를 못갚아 경매에 부쳐지는 아파트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서울 외곽지역에선 유찰 매물수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