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스쿱크리머리 법인 설립… 22일 한화갤러리아 편입 및 사업 양수파이브가이즈 등 F&B 신사업 확대로 식음료 부문 매출 쑥본업 백화점 사업 매출 정체·4년째 점유율 뚝… 숙제로 떠올라
  • ▲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한화갤러리아
    ▲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한화갤러리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경영을 주도하는 한화갤러리아가 아이스크림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는 식음료(F&B)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유통업 위주였던 한화갤러리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7일 계열사로 편입 예정인 베러스쿱크리머리에 아이스크림 사업 관련 자산 및 계약 일체를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양도가액은 168억원이며, 양도일자는 오는 22일이다. 이번 양도에는 아이스크림 사업 관련 계약, 상표권, 유형자산 등이 포함됐다.

    베러스쿱크리머리 법인 설립도 이미 완료된 상태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지난 8일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설립됐다. 자본금은 5억원,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선릉로 827 4층(신사동)이다. 사업 목적은 음식점업, 커피 및 음료 제조업, 아이스크림과 디저트 및 기타 식용 빙과류 제조업 등이다.

    현재 베러스쿱크리머리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인물은 에프지코리아의 오민우 대표 한 명뿐이다.

    오 대표는 김 부사장과 함께 미국 버거 체인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8월 전략본부 아래 F&B(식음료) 신사업추진실을 만들었는데 이 조직의 수장 역시 오 대표가 맡고 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2월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같은 해 5월 이사회에서 해당 사업을 위한 공장 설립 승인을 가결했다. 이 공장은 경기도 포천에 지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월에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기도 했다.

    베러스쿱크리머리의 계열사 편입으로 관련 사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아이스크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브랜드와 가두점 운영 여부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한화갤러리아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한화갤러리아

    그간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독립 경영에 나선 이후 F&B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 전념해 왔다. 2023년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온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고 9월에는 음료 제조 전문 업체 퓨어플러스를 사들였다. 최근에는 김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도 급식업체 아워홈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렇다 보니 한화갤러리아 전체 매출에서 식음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23년까지만 해도 식음료부문 매출은 104억원으로 전체 매출(4344억원) 대비 2.3%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비중이 9.4%로 훌쩍 커졌다. 이 기간 식음료 부문에서만 3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F&B 신사업은 본업인 유통업의 성장 정체로 위기를 맞닥뜨린 한화갤러리아에 빛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기 불황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유통업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 김 부사장은 종종 책임경영 차원에서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공개 매수하며 지분만 사들였을 뿐 본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5개 점포를 보유한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 7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전 점포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4년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8.1%였던 점유율은 2022년 7.8%로 하락했으며 2023년에는 6.8%, 지난해에는 6.5%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를 통해 한화의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면서도 "다만 한화갤러리아의 유통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앞으로의 주요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