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비중 2020년 40.8%→지난해 57.7%2014년 이후 최고치…전세기피 현상 심화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연합뉴스
    지난해 아파트 연립·다세대 등 주택 월세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및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계약 총 247만6870건 가운데 월세가 142만8950건으로 전체 거래 57.7%를 차지했다. 이는 대법원에 확정일자 정보가 취합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 월세비중은 2020년까지만 해도 40.8%에 그쳤으나 2021년 43.8%로 오른 뒤 2022년에 처음으로 51.9%를 기록, 전체 전월세 거래량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2023년 54.9%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57%를 넘어서며 불과 4년 만에 41.4%가 급증했다.

    이처럼 월세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2022년부터 불거진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의 전세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빌라시장에서 최근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대규모 사례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한때 매매가격에 육박했던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아파트 월세 비중은 44.2%로 전세사기 문제가 시작된 2022년(43.1%)에 비해 소폭 증가한 반면 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같은기간 59.5%에서 69.5%로 10%p(포인트) 늘었다.

    보증금 부담이 큰 아파트는 여전히 임차인이 전세를 선호하지만 빌라는 역전세난 우려에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지난해 지역별 주택 월세 비중은 제주가 78.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10건의 임대차 계약 중 8건가량이 월세인 셈이다. 이어 충남 64.0%, 대전 63.4%, 부산 62.1%, 경남 61.9%, 울산 61.5%, 서울 60.3% 등의 순으로 월세 비중이 높았다.

    반면 전남은 월세비중이 44.5%로 전국 최저였고 충북(50.4%)과 인천(51.6%) 등도 월세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