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대형 인명사고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일부 증권사, 제주항공 실적전망, 목표주가 하향김이배 대표, 중대재해법 적용 및 사퇴 가능성에어부산, 신임대표 취임 2주만에 화재사고 발생
  • ▲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모습 ⓒ연합뉴스
    ▲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모습 ⓒ연합뉴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사고 여파로 올해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주항공은 대규모 사망 사고로 인해 실적 하락은 물론 김이배 대표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올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일어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인해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고객들의 항공권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오는 3월 29일까지 동계기간 1978편의 운항 감편을 진행하게 되면서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제주항공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원에서 8500원으로 15%, 삼성증권은 1만원에서 8000원으로 20% 하향했다.  

    특히 KB증권은 제주항공의 올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128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37.7%나 내렸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1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0% 급감하면서 기존 컨센서스보다 75.5%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운항 축소 여파는 시간이 갈수록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브랜드 가치 훼손, 정비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제주항공은 올해 LCC(저비용 항공사) 판도 변화에 발맞춰 M&A(인수·합병)를 추진할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혔다. 하지만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등으로 인해 M&A에 나설 여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사고 여파로 김 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31일 김 대표와 제주항공 부서장급 임원 1명을 중요 참고인 신분으로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경찰은 김 대표의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김 대표가 입건이 되면 업무상 과실치상 또는 중대재해처벌법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 전 사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 ▲ 이날 에어부산 여객기 현장감식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 이날 에어부산 여객기 현장감식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앞서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4차 브리핑에서 사퇴 여부에 대한 질문에 “지금 시기에 책임에 대해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우선 사고 수습과 이후 과정도 매우 복잡한 일이 많아 책임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에어부산도 여객기 화재 사고로 인해 곤경에 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한 ‘통합 LCC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위기관리 시험대에 놓였다. 

    지난달 28일 밤 10시쯤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에어부산 ‘BX391’편 기내 후미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기 출발 직전 불이 났으며, 승무원 포함 176명은 전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이달 3일 오전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경찰 등과 현장감식을 진행한다. 

    해당 항공기에는 3만5000파운드의 연료 등이 있어 현장조사 중 폭발 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현장감식 일정이 늦어졌다.  

    현재 화재 원인으로는 기내 선반 안에 있던 리튬이온 보조배터리로 추정되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가 가려질 전망이다. 

    다만 화재 발생 직후 탑승객들이 별도의 기내 대피 명령 없이 직접 비상 탈출문을 열었거나 화재 당시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제주항공 사고와 맞물리면서 에어부산 역시 안전 신뢰에 타격을 받았다.  

    에어부산은 리더십 교체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사고가 발생했다. 정병섭 신임 대표는 지난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사고 수습과 통합 LCC 출범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가 주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사고들로 인해 제주항공, 에어부산은 물론 LCC 전반적으로 선호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당분간 LCC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