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호크’ 성능개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항공우주사업 투자 확대로 성장 기반 마련연구개발 전담 R&D센터 운영 및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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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남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장(왼쪽)이 고민석 두산에너빌리티 GT개발 담당과 '항공엔진·무인기 개발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캐리어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항공우주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국내외 기업들과 연구개발(R&D)을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23일 1조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해 사업을 수주했다.이번 사업은 84개월간 약 1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국내 사업 외에도 동남아·중동 등 해외 UH-60 창정비 및 성능개량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블랙호크 성능개량사업 수주를 계기로 몇 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던 항공우주사업에서 실마리를 찾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회사는 과거 1976년부터 항공우주사업본부를 설립하고 다양한 항공기 개발 및 제작 사업, 창정비 등을 수행해왔다.대한항공은 2015년 항공우주사업에서 9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8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과 대형 수주 실패가 겹치며 2022년 관련 매출이 약 46% 감소하기도 했다.하지만 회사는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해 작년 관련 매출을 5929억원까지 끌어올렸다.업계에서는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항공우주사업에 대한 확신과 의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조 회장은 2017년 취임 당시부터 항공우주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자를 이어왔다.회사는 사내 연구개발 업무를 전담하는 R&D센터를 별도로 운영하며, 유무인 항공기 전 분야에 걸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코로나19 당시 여객 사업 침체로 유동성에 위기가 찾아와도 항공우주사업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확대했다.회사는 작년 연구개발비로 801억7000만원을 투입했다. 이는 2023년 대비 53% 이상 늘어난 수치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0.36%에서 0.5%로 증가했다.조 회장은 올 3월 열린 기업 이미지(CI) 공개 행사에서도 “항공우주사업본부에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사업 확대에 의지를 보였다.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무인기, 우주 발사체·위성 기술 개발 등을 신사업으로 삼고 다양한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대한항공은 지난달 2일,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과 자율형 무인기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안두릴은 미국의 방산 전문 AI 테크 기업으로, 인공지능(AI), 무인기 개발, 데이터 분석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대한항공과 유·무인 복합 능력 증진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지난 16일에도 두산에너빌리티와 '항공엔진·무인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에서 대한항공은 항공기 체계 개발을 담당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항공엔진 개발을 맡아 공동 연구와 기술 교류를 진행할 전망이다.양사는 ▲저피탐 편대기와 다목적 스텔스무인기 등 중대형무인기용 5000~1만5000lbf(추력 1만5000파운드힘)급 엔진 ▲소모성 협동전투기(CCA) 등 소형무인기용 100~1000lbf급 엔진개발을 중점적으로 협력한다.대한항공 관계자는 “높은 수준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