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25% 보편 관세에 발칵상호관세도 곧 발표 … 韓 전부문 직격탄美 생산공장 세운 현대차, 철강 비용 상승 불가피
  • ▲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UPI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UPI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자동차 업계의 우려가 커졌다.

    9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느 철강이든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루미늄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새로 발표하는 관세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동시에 겨냥한 관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첫 임기 때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철강에 25% 관세를,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263만t까지는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받아들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더불어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해 즉시 발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우리에게 130%(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관세는 상대국이 자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 수준과 같은 관세를 수입품에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는 특히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를 콕 집어 상호관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관세 조치가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번 조치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생산 제품은 대부분 현대제철이 국내에서 제조한 강판을 수입해 만들어진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발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각각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앨라배마 공장에서 약 36만 대, 조지아 공장에서 약 3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량을 지속해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공장(HMGMA) 가동도 앞두고 있다. HMGMA 연간 최대 생산량은 5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MGMA 물량까지 합치면 연내 총 120만 대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최근 HMGMA 인력도 추가로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그룹 내 현지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관세 위험을 피할 현지 생산 시설 건설 필요성이 커졌다.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자동차용 강판은 대부분 그룹사인 현대제철로부터 납품받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제철은 미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강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생산된 철강을 가공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