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달러 저렴한 이란 원유 은밀히 조달트럼프, 이란 제재 행정명령 … 압박 수위 높여中 석유화학, 싼 원유 공급 못 받으면 경쟁력 약화
  • ▲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롯데케미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결과적으로 중국 석유화학 업계를 견제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가격경쟁력을 되찾을 지 주목된다. 

    13일 하나증권,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중국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은 러시아·이란산 원유를 그림자 선단(Dark fleet)을 통해 두바이유 대비 배럴 당 10~20달러 저렴한 가격에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값싼 러시아·이란산 원유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를 위해 원유 수출을 원천 봉쇄하는 제재에 행정서명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종전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 완화 카드를 내밀고 있다. 러시아는 헐값으로 중국에 원유를 넘기는 대신 유럽 등지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수년간 (국내 기업들은) CTO·MTO를 제외하면 중국 석유화학 업체 대비 원가 측면에서 열위를 보인 적이 없다"며 "한국 NCC의 저율 가동과 적자 행진 지속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관세 장벽을 세우는 동시에 물가를 잡겠다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관세 장벽을 세우면 물건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원유 가격, 즉 에너지 가격을 낮춤으로써 상쇄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유 가격을 낮추러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국가들이 증산에 나서줘야 한다.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원유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우려가 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게 되면 가격 하락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되고, 부수적으로 중국에 헐값에 흘러들어가던 이란산 원유도 끊기게 되는 셈이다. 

    이란·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변화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에틸렌과 같이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변화는 중국 정유·석유화학 업체의 경쟁력 약화, 한국 NCC의 원가 열위 국면 탈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