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무서워"…개인, 증시 하락 베팅 ETF '뭉칫돈'기관 순매수 1위 ETF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트럼프發 증시 악재 여전하지만…"증시 내성 생겨"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이 시시각각 한국 증시를 조여오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 간 투자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개미들은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처분하고 하락 관련 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트럼프발(發) 악재에서 자유로울 순 없겠지만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2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 상위 2위에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ETF'(2703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KODEX 레버리지 ETF'(1576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1356억원), KODEX 코스닥150(829억원) 등 상위 20위권 내엔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종목이 다수 포함됐다. 해당 상품들에 유입된 투자금은 하루 동안 6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와 반대로 국내 증시 하방에 베팅하는 상품들에도 뭉칫돈이 쏠렸다. 

    거래대금 상위 종목 3위는 코스피200지수를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2622억원)다. 이외에도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1014억원), 'KODEX 인버스 ETF'(653억원) 등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 하락 시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들에도 4000억원 넘는 자금이 모였다.

    투자 주체를 들여다보면 개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간 추세 베팅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인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1269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네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로, 3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인버스'도 211억원어치 사들이는 등 일주일 동안 코스피, 코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두 종목을 18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순매도 상위 1~2위 종목은 'KODEX 레버리지 ETF'(1253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1153억원)으로,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상품은 팔아치웠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기관 투자자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최근 일주일간 기관 투자자 순매수 1위 ETF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로, 114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 역시 지수 상방을 점치는 'KODEX 레버리지 ETF'로 108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외에도 'KODEX 200 ETF'(130억원), 'KODEX 코스닥150 ETF'(50억원) 등도 순매수하는 등 지수 상승 베팅에 기관 자금이 2400억원 넘게 유입됐다.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1537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380억원)은 순매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수 상방과 하방에 동시 베팅한 모습이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 순매수 1~2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262억원)과 'KODEX 레버리지 ETF'(189억원)다. 

    ◆관세 불확실성 지속되는 증시…내성도 강해져

    개인 투자자들이 향후 국내 증시가 내릴 것이라고 점치는 이유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전방위적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시작한 관세 전쟁을 전 세계로 확대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는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에 부정적"이라며 "향후 고율 관세 우려를 고려하면 멕시코에 TV 생산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최근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관세 압박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도 외교 협상용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으면서 내성이 생긴 모습이다.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철강 및 상호관세 발표에도 0.03% 하락하는 데 그쳤고,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 0.91%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상호 간 관세를 면제 중인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과거 철강 특별 관세 조치 역시 한국 등 FTA 국가들은 수입 쿼터제로 면세됐다"고 밝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에 따른 국내 주요 기업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계속되는 트럼프 관세 노이즈는 여전히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데다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불투명한 현실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분기까지 관세 불확실성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증시가 트럼프 관세 압박에 내성을 갖춰가고 있으나 주가 상단은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영향에서 덜한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