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명품 열풍 … 백화점 명품 매출 급증 봄철 결혼 성수기 앞두고 예물 명품 선호 뚜렷"백화점, 올해도 하이주얼리 브랜드 적극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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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샤넬 매장 ⓒ뉴데일리
최근 A씨(32)는 결혼을 앞두고 예물로 명품 시계를 구매했다.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랐지만, 그는 '명품은 지금이 제일 싸다'는 말을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구매 결정을 내렸다. B씨(41)도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 소식 이후, 3번의 오픈런을 거쳐 마침내 원하던 500만원대 팔찌를 손에 넣었다.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연초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명품 소비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 속에서도 국내 주요 백화점의 명품군 매출은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봄철 결혼 성수기를 맞아 고가 주얼리와 시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명품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가격이 올라도 지금이 가장 싸다", "인상 후에도 결국 사고 말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각비(가격 인상 후 더 비싼 금액을 내고 구매한 비용)를 감수하고라도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심지어 "제품 재고가 없으니 3월 이후를 노리라"는 팁도 공유될 정도다.1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월13일까지 국내 주요 백화점의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증가했다.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0% 상승했으며, 특히 럭셔리 주얼리·워치 카테고리는 65%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전체 명품 신장률(5%)과 럭셔리 주얼리·워치 신장률(1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18.8% 증가했고, 럭셔리 주얼리·워치는 58.8%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전체 매출 신장률이 2023년 0.3%, 지난해 6.2%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성장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들어 명품 신장률이 대단하다”고 말했다.명품 소비는 올해 1월보다 2월 들어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 1월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럭셔리 주얼리·워치 부문은 58%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특히 2월(1~16일)에는 상승 폭이 더욱 커져, 명품 전체 매출이 20% 늘었고 주얼리·워치 부문은 무려 77% 급증했다.명품 브랜드들은 보통 연초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올해도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프라다는 이달 국내에서 약 5~7% 가격을 인상했다. 까르띠에, 티파니앤코 등도 제품 가격을 3~6% 올렸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은 지난달 일부 가방 가격을 10%가량 인상했으며, 샤넬 역시 일부 제품 가격을 2.5% 인상했다. -
- ▲ 에비뉴엘 잠실점 '하이 주얼리 페어'.ⓒ롯데백화점
이러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올해 명품 소비 열기는 가격 인상 전에 몰린 수요를 넘어 VIP 고객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가 럭셔리 주얼리·워치 매출이 급증한 것은 봄철 결혼 성수기를 앞둔 예물 수요뿐만 아니라, 반클리프아펠·불가리 등 하이주얼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진 영향도 크다는 평가다.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명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하이주얼리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다”며 “과거에는 혼수나 예물 수요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일상에서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남들과 차별화되는 아이템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이어 “가방이나 의류 등은 어느 정도 대중화된 데 비해 하이주얼리의 경우 반지,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 상품군이 다양해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로 희소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우수 고객층을 중심으로 한 명품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지갑, 가방, 스카프 등을 통해 명품에 입문한 고객들이 주얼리와 시계로까지 구매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이러한 흐름에 따라 백화점 3사는 유명 하이주얼리 브랜드를 발굴, 입점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다양한 주얼리 팝업 행사를 열어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현대백화점은 올해 판교점 1층에 롤렉스 신규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에도 무역센터점에 부첼라티, 다미아니를 신규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해 상반기 본점에 반클리프앤아펠, 그라프, 오메가 브랜드 입점이 예정됐다. 신세계백화점도 본점 헤리티지 건물 신규 오픈과 본·신관 리뉴얼 오픈을 진행 중인 가운데 명품군을 강화 배치할 예정이다.한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명품 시장이 최근 몇 년간 둔화됐지만,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까르띠에, IWC, 반클리프 아펠, 피아제 등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드는 2024년 회계연도 3분기(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국내 명품 시장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2022년 19조6767억원에서 2024년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