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상기후와 사재기 등으로 쌀 부족현상 심화쌀 수입에도 한계, 즉석밥 수요 커지며 한국산 제품 수입 가능성 높아져오뚜기, 즉석밥 수출 중 … CJ제일제당 '컵반' 이어 즉석밥 판매 여부 관심
  • ▲ 이온몰의 가구당 쌀 구매 제한 안내 및 비어있는 쌀 매대ⓒKOTRA
    ▲ 이온몰의 가구당 쌀 구매 제한 안내 및 비어있는 쌀 매대ⓒKOTRA
    일본 쌀 도매가 상승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기업의 즉석밥 수출 확대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높은 쌀 수입 관세 등으로 가공식품인 즉석밥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일본 내 쌀 가격은 2024년 여름부터 전년 대비 20~30%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1월 기준 일본 쌀 도매가격은 니가타산 고시히카리가 4만6000~4만7500엔(60kg)으로 전월 대비 35% 증가했고 아키타산 아키타코마치는 4만4250엔(60kg)으로 전월 대비 33% 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쌀류 가격은 197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쌀 품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쌀 유통량이 감소한데다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경보 및 태풍 등 재난에 대비한 쌀 비축 수요가 늘어 품귀현상이 발생하며 유통업체들이 사재기 및 수매가 대폭 인상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쌀 수입이 아닌, 즉석밥 수요 증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일본 정부의 쌀 수입정책 때문이다. 

    일본의 쌀 수입쿼터(TRQ, 제한 물량)는 현미 기준 77만톤으로 쿼터 초과분에는 778%의 관세가 적용된다. 사실상 수입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심지어 쿼터 내 물량 역시 가공용으로 소비되는 중장립종이기에, 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으로 분류되는 즉석밥의 수입은 '쌀 수입 확대'라는 정치적 부담을 피할 수 있으므로 일본 정부 입장에서 매력적 선택지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즉석밥은 농산물로 취급되는 쌀보다 검역 장벽이 낮고, 일본 소비자의 선호에 맞는 자포니카(단립종) 품종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통 및 취식편의성이 우수해 수출도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즉석밥 제조 기업들은 일본에 적극적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높은 관세가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에 즉석밥을 수출할 경우 1kg당 341엔의 WTO 협정세율이 적용되는데, 210g 즉석밥 1개당 약 685원의 관세가 추가되는 셈이다. 

    다만 쌀 가격 급등으로 일본 자체 즉석밥 제품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데다, 한국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로 인해 경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 중이다.
  • ▲ 일본 쌀 수급 동향ⓒKati
    ▲ 일본 쌀 수급 동향ⓒKati
    오뚜기는 2020년부터 일본에 '오뚜기밥'을 수출 중이다. 현지에 해외법인이 없는 관계로 현지 벤더를 통해 납품한다. 

    일본 최대 오픈마켓 '큐텐재팬'에 공식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하고 본사에서 오픈셀러로 입점, 직구로 직접 즉석밥 등 제품을 판매 중이기도 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일본, 미국, 중국 등 전체 글로벌 대상으로 즉석밥 수출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즉석밥 1위 CJ제일제당의 경우 높은 관세, 사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일본향 햇반 수출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16년부터 현지 OEM 생산 방식으로 '햇반 컵반'을 판매 중이다. 사골국밥, 갈비국밥, 순두부찌개국밥 등 3종이다. 현지 즉석밥 수요 증가에 따라 컵반 매출 호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김진우 연구원은 "(일본의 쌀 가격 급등세 지속에 따라) CJ제일제당 '햇반', 오뚜기 '오뚜기밥' 등 국내 즉석밥 업체들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