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 사절단, 러트닉 장관과 면담관세 이어 투자 압박 … 시간 끌기 경계최태원 "투자 좋지만, 인센티브 제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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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러트닉 상무부 장관.ⓒ로이터 연합뉴스
국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국내 민간 경제 사절단을 만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대미 투자를 종용하며 10억달러를 기준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다.24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국내 민간 경제 사절단은 21일(현지시간) 오전 러트닉 장관 취임 선서식에 앞서 40여분간 면담을 가졌다.이날 만남은 러트닉 장관이 한국 경제 사절단과 면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가 사절단 일정이 끝난 이후 이뤄졌다.그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삼성, 현대차, LG 등 4대 그룹과 한화, HD현대 등 국내 산업계 인사들에게 대미 투자를 수차례 강조하며 미국 제조업에 가능한 한 많이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러트닉 장관은 특히 한 기업인이 수천만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을 소개하자 “최소한 10억 달러의 투자를 원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경우 투자를 가속화하고자 미국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다만 이는 무조건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한 게 아니라, 10억 달러 투자부터 미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니 그 정도를 하면 좋겠다고 설명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진다.또한 러트닉 장관은 대미 투자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야 한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투자를 약속하면 당장 1년안에 착공과 같은 구체적인 추진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기업이 투자 약속만 하고 시간을 끄는 것을 우려했다.재계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러트닉 장관 선서식 이후에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절단과의 면담에서 관세 문제도 논의됐지만 러트닉 장관이 관세로 기업들을 압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한편, 최태원 회장은 21일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최종현 학술원이 주최한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번 방미 성과에 대해 “그들(미국)이 흥미로워할 얘기를 한다는 계획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미국에 투자하는 게 나쁜 것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분야 등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지금 훨씬 좋을 수 있다”고 전했다.또한 대미 투자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는 “검토는 계속 할 것이다. 비즈니스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어느 기업도 트럼프 시기에 얼마를 하겠다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유리한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를 원하지만 우리로서는 인센티브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