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41조 전년比 29% 증가 … 2년 연속 영업익 흑자 새벽·당일배송 확대 및 파페치·대만 사업이 성장 견인글로벌 등 투자 확대 … 알리 등 中이커머스 대응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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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쿠팡Inc(쿠팡)가 지난해 연 매출 4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도 이어갔다. 2010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창업한 쿠팡이 14년 만에 이같은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앞서 인수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의 성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만 쿠팡이 국내 최대 유통 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미·중 관세 전쟁 속에서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 기업들이 초저가 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또다시 사상 최대 매출 경신 … 韓 절대적 유통 강자쿠팡의 모회사 쿠팡Inc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으로 전년(31조8298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특히 2023년 창사 13년 만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쿠팡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와 백화점을 아우르는 신세계그룹은 35조5913억원, 롯데쇼핑은 13조986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덕분이다. 해당 부문의 매출은 36조4093억원(266억9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쿠팡의 지난해 말 활성 고객 수(분기 내 1회 이상 구매 고객)도 2280만명으로 전년(2080만명) 대비 10% 증가했다. 고객 1인당 연간 매출(ARPU)도 44만6500원(320달러)으로 전년 대비 6% 늘었다.
이는 2010년 창사 이후 국내 물류망 구축에만 6조원을 투자하는 등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한 결과다. 현재 쿠팡은 전국 260개 시·군·구 중 182곳(70%)에서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새벽·당일배송 확대, 상품군 다양화, 제주도 새벽배송 론칭 등 배송 서비스 혁신을 이어갔다. 풀필먼트 및 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 가전·가구·자동차 타이어 등의 익일 로켓설치를 확대했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상품군도 30% 이상 늘렸다.
여기에 사업 영역 확대는 쿠팡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쿠팡은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이후 14년간 생활용품·화장품·배달·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특히 파페치 인수를 통해 명품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파페치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조정 EBITDA(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418억원(3000만달러)을 기록하며 빠르게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에 진출, 이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쿠팡은 대만에서 한국과 동일한 와우(WOW) 멤버십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성장 사업 부문의 매출이 4조8808억원(35억6900만달러)으로 전년(1조299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은 지난해 4분기 순매출이 전 분기 대비 23% 성장하는 등 유의미한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며 "파페치를 통해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 시장에서도 고객 경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
◇ 전국 로켓배송·대만 공략 박차 … 올해도 20% 성장 전망
- ▲ ⓒ쿠팡
C커머스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초저가 직구 상품을 앞세워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쿠팡(3302만명)에 이어 국내에서 사용자 수가 많은 앱 2위가 알리(912만명), 3위가 테무(823만명)다.
특히 알리는 최근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이사회에 참여하고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지마켓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등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되고 있어 쿠팡이 극복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맞서 쿠팡은 2027년까지 도서·산간 지역까지 로켓배송을 확대해 사실상 전 국민이 익일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쿠팡 관계자는 "3년 뒤에는 한반도 최남단까지 전국 5000만 인구가 하루 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로 배송받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된다. 쿠팡은 대만 시장에서 와우 멤버십을 통한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 200조원 규모의 현지 유통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대만 로켓배송 물류시스템 구축 등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김 의장은 "쿠팡에선 모든 것이 고객에서 시작해 고객에서 끝난다. 고객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고객 관점에서 일한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제공해야만 진정한 와우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라며 "한국에서 만든 플레이북(성공 매뉴얼)을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올해 20% 수준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도 약 20% 성장(원화 기준)할 것"이라며 다만 "성장사업 부문에서는 올해 6억5000만~7억50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의 조정 에비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