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주가 15배 올라 … 영업이익 3배↑수출→기술이전→MRO 매출 다각화김동관 부회장, '통 큰' 분할·합병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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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제가 참 어렵습니다. 올해는 수출도, 내수도 모두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로 으름장을 놓고 우리 경제는 사령탑 부재로 안갯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길을 만들어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리딩코드]에서는 바로 그런 기업들의 전략과 성장 코드를 엿보려 합니다.리딩코드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니다.현재 방산업계에서 가장 핫한 회사를 꼽는다면 단연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일 것입니다. 한화에어로의 성장 속도를 살펴보는 일은 간단합니다. 시계를 잠시 3년 전인 2022년 2월로 돌려보겠습니다. 당시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4만~5만원대를 횡보하고 있었습니다.현재 한화에어로는 어떨까요. 26일 오전 기준 1주당 68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무려 31조1319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11위에 올라있습니다. 주가는 3년 만에 15배가 올랐습니다.이러한 성장세는 막강한 실적에 기초합니다. 2021년 매출은 5조5414억원에서 2024년에는 10조1635억원으로 10조원을 가뿐히 넘어섰습니다. 영업이익 증가속도는 마치 화약고에 불이 붙은 모습입니다. 같은 기간 3018억원에서 842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K9, 10개국 수출 효자템한화에어로의 수출 베스트셀러는 단연 K9 자주포 입니다. K9 자주포는 현재 세계 자주포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2001년 튀르키예 첫 수출을 시작으로 2014년 폴란드에 이어 2017년에는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등으로 시장을 넓혀갔습니다. 현재는 한국을 비롯해 에스토니아, 이집트, 호주, 노르웨이, 베트남까지 총 11개국이 K9 유저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자주포는 쉽게 말해 멀리있는 적을 강력한 포탄으로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 대포입니다. 여기에 바퀴까지 달려있어 기동성도 갖췄습니다. 현대전에서 드론의 활약상이 대두되고 있지만 포병 사격의 파괴력은 따라오기 힘들다고 합니다.자주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탄약도 함께 이동해야겠죠?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주로 K9과 '패키지 형태'로 쓰입니다. K9 1~3문에 K10 1대 비율로 운용된다고 합니다. 완전자동화 시스템으로 병사들 노출없이 K10이 K9에 탄약을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고 합니다. 전세계에서 탄약운반차량을 개발해 사업화한 곳은 한화에어로가 유일합니다. K9 도입국 중 K10까지 도입한 국가는 한국, 노르웨이,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등 5개국이나 됩니다. -
- ▲ (오른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레드백·천궁-II로 품목 다변화한화에어로에는 자주포 군단만 있는 게 아닙니다. 레드백 장갑차와 천궁-II(KM-SAM) 방공 미사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레드백 장갑차는 차세대 보병전투차량(IFV)으로 호주 육군에 129대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천궁-II는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연달아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한화에어로는 맞춤형 제품과 현지생산, MRO(유지·보수·정비)까지 진행하는 전략으로 각국 수출 문턱을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정확한 납기일, 우수한 비용 대비 성능으로 추가 납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을 들이는 시장은 유럽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최근 방위력 강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더이상 전쟁을 없을 것 같았던 유럽에서 수년 째 지상전이 계속되면서 노후화된 전력을 현대화하기 위해 각국이 앞다퉈 최신 장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통 큰' 분할·합병으로 몸집 키워한화에어로의 가파른 성장의 또 다른 비결은 '통 큰' 분할·합병입니다.2015년 한화테크윈에서 출발해 오늘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되기까지 수차례 분할, 합병이 이뤄졌습니다. 뿔뿔이 흩어졌던 방산 관련 계열사를 한 데 묶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높였습니다.특히 한화그룹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의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통합의 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 한화방산, 한화디펜스를 줄줄이 편입한 데 이어 최근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까지 품으며 육군, 해군, 우주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1월 2일 신년사에서 "이제는 말이 아닌 실행, 준비가 아닌 성과로 증명할 때"라고 주문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야 말로 성과의 산실이 아닐까요. 올해 글로벌 TOP10 방산 기업으로 도약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