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레미콘업계, 최근 입장차 좁혀시멘트 가격 협상, 향후 재개 전망시멘트업계 "가격 인하 여력 없다"
  • ▲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 모습. ⓒ뉴시스
    ▲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 모습. ⓒ뉴시스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가 레미콘 단가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막판 협상 중이다. 향후 시멘트 가격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재직자협회의(건자재)와 수도권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레미콘 단가 협상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9차 교섭에서 건설 업계는 수도권 기준 ㎥당 9만3700원인 레미콘 단가에서 3300원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레미콘 업계는 300원 인하를 주장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는 교섭 초기에 비해 대폭 줄었다. 지난해 12월 건설 업계는 5500원 인하, 레미콘 업계는 3000원 인상을 요구했다. 

    간극이 8500원에서 2600원으로 줄어들었으며, 레미콘 업계가 기존 인상에서 인하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양측이 향후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레미콘 업계의 가격 협상이 미무리되면 답보 상태인 시멘트 가격 협상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는 물론 건자재,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건설, 레미콘 업계는 협의체에서 시멘트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이에 시멘트 업계에서는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맞섰다. 당시 시멘트 업계는 “협의체 구성 자체가 가격 인하 압박을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 ▲ 레미콘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들어서면서 시멘트 가격 협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 레미콘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들어서면서 시멘트 가격 협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이후 계엄, 탄핵 정국 여파로 인해 협의체가 유명무실되면서 시멘트 가격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의 원료인 유연탄 가격 하락을 언급하면서 시멘트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S)에 따르면 유연탄(CFR 동북아 5750kcal/kg NAR) 가격은 2022년 2월 톤당 350 달러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100 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위기가 가중되고 있어 가격 인하에 대한 여력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시멘트 출하량은 2022년 5060만톤, 2023년 5096만톤에서 2024년 4419만톤으로 하락했고, 올해는 수요 감소로 400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됐으며, 고환율이 지속되는 점도 원가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준 쌍용C&E 대표는 올해 1월 유튜브를 통한 신년사에서 “시멘트 수요와 직결되는 국내 건설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극한의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며 초긴축 경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건설, 레미콘, 시멘트 분야 모두 업황이 좋지 않은 게 입장 차이가 극명한 원인”이라면서 “올해 가격 협상은 타결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