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억원 규모 ABSTB 미상환…신평사, 신용등급 D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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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가 카드 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면서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다. 홈플러스가 자체 발행한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와 일부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1700억원 규모 부동산 공모펀드도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설립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118억원 규모의 ABSTB는 지난 5일 만기가 도래했지만, 결국 미상환됐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6일 SPC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지난해 12월~지난달 25일 발행한 3739억원 규모 ABSTB의 신용등급을 ‘C’에서 상환 불능 상태를 의미하는 ‘D’로 하향 조정했다.

    그간 홈플러스는 카드사와 ‘역팩토링’ 약정을 맺고 자금을 조달해왔다. 홈플러스는 상품 등 구매대금을 결제하기 위해 카드사의 기업구매카드를 활용해왔고 카드사는 매출채권을 증권사로 매각, 증권사는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TB를 발행했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역팩토링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약 1조4000억원 규모다. 전단채 특성상 만기가 3개월로 짧은 점을 고려하면 현재 미상환 잔액은 약 4000억원이다. 다만, 이는 홈플러스가 자체 발행한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채무다.

    동일한 성격의 기초자산을 유동화한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의 ABSTB 잔액은 280억2000만원 규모로 오는 10일 최초 만기가 도래한다.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제이차는 홈플러스의 카드 대금 채권을 유동화하기 위해 설립된 SPC다. SPC의 홈플러스 카드 대금 채권 유동화 작업은 신영증권이 맡아 왔으며 관련 카드사들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신한카드 등이다. 카드사들은 자산유동화를 통해 대금을 회수했지만, 신영증권을 통해 ABSTB를 산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의 채무불이행에 따라 사실상 손실을 눈앞에 두게 됐다.

    추후 관건은 회생법원이 해당 ABSTB의 채무 성격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는 ABSTB를 기타금융유동부채로 분류하고 있지만, 물품 구매대금을 기초로 한 채권이기 때문에 상거래채권 성격도 존재한다. 기업회생 시 상거래채권은 변제 순위가 다른 채권에 앞서 법원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의 최종 회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금융부채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홈플러스는 금융채무 상환은 유예하되, 상거래채무는 정상적으로 변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도 카드대금채권 유동화증권의 성격을 어떻게 분류할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단 금융부채로 봤다.

    한기평은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점을 반영해 ‘C’로 신용등급을 유지하지만, 최초로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의 미상환이 확인되면 ‘D’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