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서울 강남권 집값 급등지방 아파트값 하락세…"부동산시장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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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동래구와 금정구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지방은 핵심 광역시에서도 몇 년 사이 가격이 반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사이에선 집값이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 상황에 진입했단 분석이 제기된다.10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5분위(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 했을 때 상위 20%에 해당하는 주택)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27억3666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1분위(하위20%) 아파트 평균가격은 1억1620만원으로 23.6배 차이가 났다. 이 격차는 사상최대로 지방아파트 24채를 팔아야 서울 고가아파트 1가구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이는 값이 싼 아파트는 점차 가격이 하락하는 데 반해 서울의 고가 아파트는 소폭의 오르내림이 있더라도 최고가 경신이 꾸준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토허제가 해제된 이후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가 폭등 중이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역시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실제로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잠실동 '잠실 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8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 26억6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올랐다. 같은 달 17일에도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잠실엘스와 함께 이른바 '엘·리·트'로 불리는 '리센츠'와 '트리지움'의 경우 소형·대형 평형을 가리지 않고 신고가를 기록했다. 리센츠의 경우 지난달 14일 전용 27㎡가 13억원에, 15일엔 전용 124㎡가 39억 8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트리지움 또한 지난달 14일 전용 114㎡가 31억 5000만원에 매매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인근 삼성동과 대치동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먼저 '삼성동힐스테이트 1단지'는 지난달 25일 전용 84㎡가 3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84㎡도 31억원에 거래되면 최고가를 갱신했다. 대치동에서도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하루 만에 4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반면 지방부동산은 연이어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 위치한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 전용 130㎡는 지난달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11년 11월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6억9000만원(39.0%)가 줄어든 가격이다.부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 1차' 전용 151㎡가 최근 1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1년 24억원에 매매됐던 집값이 3년여 만에 3분의 1이 날아간 셈이다.교육환경이 우수해 광주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봉선3차한국아델리움' 전용 84㎡도 2022년 3월 최고가 13억6000만원에서 34.6% 하락한 8억90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
-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세종시의 경우도 매물이 적체되고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다. 한때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급등했던 세종시 부동산시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과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한 상태다.일례로 지난 2020년 8월 1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썼던 세종시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지난달 23일 7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반토막났다.또 소담동 '세종중흥S클래스리버뷰' 전용 98㎡도 지난달 18일 7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대비 5억6000만원이 떨어졌다. 한솔동 '첫마을3단지퍼스트프라임' 전용 84㎡의 경우도 지난달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곳은 4년 전인 2021년 1월 10억2500만원에 거래됐던 곳이다.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선 여전히 공급부족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유지되거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방은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이 맞물리며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올해 서울과 지방 부동산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주택시장은 '상저하고'가 아닌 '상고보합'으로 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통상 자산가들은 재산이 늘고 서민은 생활이 더 어려워지는 등 소득과 자산 격차가 커지게 된다"며 "대외경제 불확실성도 커서 국내 정치에 안정이 온다 하더라도 국내 부동산시장은 초양극화 시대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똘똘한 한 채를 조장하는 정부의 다줕택자 규제 등이 시장과 엇박자를 내면서 이러한 초양극화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