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으로 구심점 역할"국민연금, 지난해도 (주)효성 사내이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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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
효성중공업이 이달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효성중공업 측은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국가 간 이익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구심점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기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직으로 충실 의무 수행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내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효성의 조현준·현상 형제의 사내이사 선임안에도 비슷한 사유로 반대표를 던졌다.17일 기준 국민연금이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기업 12곳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밝혔는데 효성 외에도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효성 측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글로벌 전력기기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확장되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실제로 효성중공업의 실적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8,950억 원, 영업이익 3,62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3.8%, 40.6% 증가했다.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다 노후 인프라 교체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변압기 시장이 '수퍼사이클'을 맞은 결과다.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을 확대한 데 이어 현재 2차 증설을 검토 중에 있다. 미국 내 생산량을 확대해 향후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도 피해간다는 전략이다.조 회장의 미국 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공장 증설 및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효성중공업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향후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으로 미국 등 글로벌 고객사에 확신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한편 효성중공업은 ㈜효성과 조현준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48.85%의 지분을 갖고 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12.24%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