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5조 배당 … 순이익 절반'내수침체' 중국 당국, 기업에 배당 권장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 중심으로 '고배당' 주주환원K-배터리 3사, 배당보단 R&D 집중 … 추격 기회 올까
  • ▲ CATLⓒ로이터 연합
    ▲ CATLⓒ로이터 연합
    중국 당국이 침체에 빠진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현지 기업들에게 배당 등 주주환원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정부 지침에 발맞춰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조단위' 배당에 나서고 있다. 

    수조원의 자금이 R&D, 설비투자에서 제외되면서 K-배터리 기업들에게 추격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절반인 253억7000만위안(약 5조1000억원)을 현금 배당과 특별 현금 배당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CATL이 올해 1월 지급한 특별 현금 배당에 이은 것이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도 역대 최대 배당을 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약 10년마다 자본시장 정책을 개혁한다. 2014년에 이어 2024년에 발표된 개혁안엔 '국9조(国九条, Nine Guidelines)'라는 새로운 증시 부양책이 포함됐는데, 배당을 적극 권장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은 2조4000억위안(479조원) 규모의 배당을 집행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기업들이 올해엔 3조5000억위안의 배당을 집행해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CATL 입장에선 중국 당국의 배당 지침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회사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CATL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쳐 6년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의 성장을 가늠하는 척도인 매출은 같은기간 3620억위안을 기록해 9.7% 감소해 역성장했다. CATL이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첫 역성장이었다. 

    CATL 등의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이 수조원의 배당금을 짜내는 가운데 배당 부담이 덜한 K-배터리 기업들에겐 격차를 좁힐 기회가 찾아오게 됐다. 

    단적인 예로 CATL이 올해 살포한 배당금 6조원은 K-배터리의 연간 R&D 비용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조882억원, 삼성SDI는 지난해 1조2975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SK온은 2023년 300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이를 다 합치면 2조6863억원으로 6조원의 절반도 안 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무배당 정책을 고수하며 미국 중심의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를 지속"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미상장 기업인 SK온도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향후 유사한 배당 정책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