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시 조기대선 … 트럼프 행정부 대응 컨트롤타워 부재코스피·대외신인도 하방 압력 … "경제 혼란 더 커질 우려 존재"탄핵 기각시 야권의 탄핵남발 등 … "尹 중심 거국내각 구성해야"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정상윤 기자/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정상윤 기자/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이번 주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에 따른 한국 경제 후폭풍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 파면에 관한 결정이기에 국내 증시를 비롯해 부수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했다.

    23일 뉴데일리는 헌재 결정에 따른 파장을 점검하기 위해 경제 전문가 3인에게 견해를 물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이후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에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없어져 더 큰 혼란이 생길 거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선거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국가 전반적으로 정치적 내홍에 휩싸일 경우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대외신인도 점수를 매길 때 한국이 경제 분야에 손을 놓고 있다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가의 근원적인 신용을 점검하는 대외신인도 특성상 탄핵 여부에 따른 큰 영향은 없을 거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우선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말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응하는 여러 조치들을 못 해온 게 사실"이라며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다면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정부 안팎의 인사들에 대한 탄핵으로 정부의 역할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제 혼란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교수는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주식시장에 장기 투자는 줄어들고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투기 세력까지 동참하게 되면 문재인 정권부터 이어온 거품이 꺼지고, 결국 국내 경제가 파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및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및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서성진 기자
    탄핵 여부에 따른 경제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탄핵 기각이 한국 경제에 더 이롭다는 시각도 있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 여부에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이야 있겠느냐"면서도 "탄핵으로 선거국면에 들어서면서 여야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이 불거진다면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입장에서는 국내 대외신인도에 플러스 점수를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는 와중에 조기 대선에 돌입할 경우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탄핵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흔들 정도의 파장은 없을 거라는 견해도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헌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반대 진영에서는 상당히 격렬한 반응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코스피에는 일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끼칠만한 근본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탄핵 기각 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탄핵남발, 윤 정부 흔들기 등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안 교수는 "탄핵 기각이 되면 윤 대통령 나름대로 청사진을 갖고 새로운 정책을 꾸리겠지만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탄핵 기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도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야당이 윤 정부를 향해서 딴지를 놓을 게 분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윤 정부가 야당과 통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신 교수는 "국내 증시를 안정화하고 대외신인도에서 플러스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윤 정부가 야당과 함께 거국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한국 경제를 볼 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윤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고, 거국내각을 형성해 국제정세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이번 주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8대0 인용부터 4대4 기각 또는 각하까지 다양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