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긴급 현장검사 결과, 1406억원 유사수신 자금 모집 적발가담자 중 134명, 여전히 보험협회 등록 설계사로 영업 활동 중
  • ▲ 금융감독원.ⓒ뉴데일리DB
    ▲ 금융감독원.ⓒ뉴데일리DB
    금융감독원이 최근 '폰지사기'에 연루된 2개 GA(보험대리점)에 대해 긴급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약 342억원의 보험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보험영업을 빌미로 1406억원의 유사수신 자금이 모집됐고 이에 가담한 2개 GA 설계사 중 134명은 현재까지도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23일 '유사수신 연루 2개 GA에 대한 주요 검사결과(잠정)'를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피에스파인서비스와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 2개 GA에 대해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 위법사항을 확인했다.

    현장검사 결과 2개 GA 설계사 등 97명이 보험영업을 빌미로 보험계약자 765명을 상대로 1406억원의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중 약 342억원이 고객에게 상환되지 않는 등 설계사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보험소비자 피해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

    유사수신 모집 전체 가담자 수는 투자자, 보험계약자를 불문하고 약 371명으로 추정됐다. 이중 134명은 보험협회에 등록된 설계사로 현재까지도 28개 보험대리점 등에서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에스파인서비스는 대부업체 피에스파이낸셜 대표가 설립해 대주주로 있는 GA다. 피에스파이낸셜 대표는 과거 같은 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한 이력 등이 있는 동료 설계사들을 피에스파인서비스 대표 및 임원으로 영입한 뒤 산하 설계사 조직을 동원해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대부업체의 자금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하자 대부업체가 연이율 50%짜리 초고금리 상품을 설계하고, GA 설계사 등을 중심으로 단기간 해당 상품을 집중 판매한 내역이 확인됐다.

    이른바 폰지사기 형태의 자금 돌려막기를 위해 GA가 대부업체를 적극 지원한 사실도 파악됐다. GA는 보험사 지급수수료 7억6000억원을 수령한 당일 대부업체 대표 계좌로 무단 송금한 사실이 검사 결과 확인됐다.

    유사수신에 적극 가담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사실상 대부업을 영위한 피에스파인서비스 대표의 경우 법인자금 유용 등 혐의로 별도 고발할 예정이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피에스파인서비스와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설계사들은 고수익 채권투자를 가장한 금전대차계약을 중개하기도 했다. 투자금은 대부업체 대표의 개인계좌로 입금됐으며, 투자상품의 실체는 검사 결과 확인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또한 2개 GA 설계사들이 유사수신 불법행위를 인지하고도 보험 고객정보를 적극 활용, 기존 고객들에게 자금 투자를 적극 권유한 정황을 확인했다.

    특히 '월급관리 스터디' '재무설계 상담' 등 SNS 광고를 통해 사회초년생 등에게 접근한 뒤 유사수신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피에스파인서비스는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 GA에 포함됐는데도 준법감시인을 선임하지 않는 등 위법행위 차단을 위한 감시 체계가 미비했다고 금감원은 진단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경우 설계사들이 심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SNS 광고를 수년간 무단 게시했음에도 이를 적시에 차단하지 않는 등 내부통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유사수신에 가담한 관련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보험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며 "위법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해 관련자들이 소비자 피해에 상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GA 및 설계사의 등록취소 사유에 유사수신 등 처벌 이력을 추가하는 등 법규 개정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또한 대부업체 연관 GA에 대해서는 판매위탁 보험사에게 해당 GA를 보다 면밀히 관리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유사수신 이력 설계사의 이동에 따른 GA 자체 내부통제도 강화하며 실효적인 개선방안을 지속 마련한다.